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 사이에 이번엔 '민주당 적통' 논쟁이 거세게 불붙는 모습이다.
범여권 논객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재건축론'으로 노선 간 골이 깊어진 가운데 누가 민주당의 역사를 지켜온 '적자'인지를 놓고도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선공을 날린 쪽은 송영길 의원이었다.
송 의원은 29일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 '정청래 전 대표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사회자의 언급에 "정 전 대표가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 대표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 참석도 못 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아마 김민석 총리를 공격하려고 노무현 적통 이런 것을 따지면 다른 분은 몰라도 적어도 정 전 대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노 대통령을 못 지킨 것에 대한 공동의 책임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것을 가지고 누구누구 이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국민들이 외면할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 2030 세대의 삶의 문제와 또 우리 내부의 경제적인 소상공인들이나 많은 애로점을 해결하는 데 지혜를 모으는 전당대회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정부를 압박하는 것에 대해서도 "야당이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의 이 발언을 전한 기사를 올리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썼다.
정 전 대표는 "송영길 의원의 '정청래, 노무현과 완전히 등져서 장례식도 참석 못 해'라는 주장은 100% 허위 사실 유포"라며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5월 23일 서거했다. 정 전 대표는 당시 전직 의원 신분으로 그해 5월 24일 봉하마을에 차려진 빈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송 전 대표가 언급한 장례식과 다를 수 있는 등 두 사람 사이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는 연일 자신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신이란 점을 강조해왔다. 연임 도전을 위한 대표직 사퇴 후에는 첫 일정으로 서울국제도서전을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가서 만나기도 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4일 연임 출마를 위해 당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강조하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등 이른바 '민주당 DNA'를 본인 정체성으로 내세웠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를 겨냥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총리가 이른바 '후단협 사태'(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주장으로 촉발된 당내 분란)의 핵심 인물이던 점 등을 상기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단 분석이었다.
따라서 이날 송 의원의 발언은 김 총리와 '연대 전선'을 구축한 그가 정 전 대표를 겨냥해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당내에선 이 같은 논쟁 양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당대회가 당의 진로나 정책에 관한 생산적 토론이 아니라 과거 전적 파헤치기식 공방으로 흐를 경우 제살 깎아먹기 밖에 되지 않는단 지적이다. 김응삼기자 uskes@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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