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미국인들도 “‘삼전닉스’ 정말 사고싶어요” 하더니…2주 만에 무려 ...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한 번에 담는 ETF 없나?” 미국에서도 그 질문에 딱 맞는 상품이 나오자 돈이 몰리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22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소형 자산운용사...

미국인들도 “‘삼전닉스’ 정말 사고싶어요” 하더니…2주 만에 무려 ...

“왜 이제야 나왔냐”…삼전·하이닉스 집중 ETF

HBM하면 ‘삼전닉스’인데, 직접 투자는 제한적

그래서 미국 투자자들이 쓴 ‘꼼수 ETF’

월가도 놀란 흡수력…“틈새시장 정확히 찔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연합뉴스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한 번에 담는 ETF 없나?”

미국에서도 그 질문에 딱 맞는 상품이 나오자 돈이 몰리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22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소형 자산운용사 라운드힐이 출시한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가 상장 2주 만에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한 달도 안 돼 1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온 건 ETF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상장 초기 25만달러에 불과하던 자산은 현재 12억달러(약 1조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ETF가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삼전+하이닉스’ 조합을 미국 투자자들도 그대로 사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라운드힐은 이 테마형 펀드를 출시하면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메모리주 ETF”라고 소개했다.

“왜 이제야 나왔냐”…삼전·하이닉스 집중 ETF

이 상품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ETF다. 연간 총보수는 0.65%, 편입 종목은 9~11개 수준이다.

구성을 보면 더 직관적이다. SK하이닉스 약 26~27%, 삼성전자 약 23~25%로 두 종목만 합쳐도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사실상 미국판 ‘삼전닉스 ETF’인 셈이다.

이어 비중 3위는 마이크론(약 20%대)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키옥시아,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 씨게이트 등 저장장치 기업까지 더해 ‘메모리 생태계’ 전체에 베팅하는 구조다.

HBM하면 ‘삼전닉스’인데, 직접 투자는 제한적

지난해 9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한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스크린에 태극기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이 ETF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산업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엔비디아와 같은 GPU 기업이 AI 수혜의 중심으로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는 메모리 반도체가 데이터 처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는 AI 데이터센터에서 GPU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필수 부품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1년간 주요 AI 관련 종목 대비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투자 접근성 측면에서는 제약이 있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마이크론을 제외하면, HBM 핵심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국 증시에만 상장돼 있어 SOXX, SMH 등 주요 미국 반도체 ETF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메모리 반도체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이 시장에서 꾸준히 지적돼 왔다.

그래서 미국 투자자들이 쓴 ‘꼼수’

그동안 미국 투자자들은 메모리 반도체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일종의 ‘우회 전략’을 활용해왔다.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를 매수하는 것이다. 이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메모리 반도체 투자 대체 수단처럼 활용돼 왔다.

실제로 이러한 흐름은 자금 유입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EWY에는 올해 들어서만 62억달러가 유입됐고, 최근 1년 기준으로는 87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 자체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하기 위해 해당 ETF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라운드힐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한국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던 수요를 ‘메모리 반도체만 따로 담은 ETF’로 직접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월가도 놀란 흡수력…“틈새시장 정확히 찔렀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놀란 표정으로 시세판을 바라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 같은 자금 유입 속도에 대해 월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별다른 대형 마케팅 없이 출시된 소형 운용사의 테마형 ETF에 단기간 수십억 달러가 몰린 사례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ETF 정보업체 ETF.com은 “틈새 상품으로서 놀라운 질주를 보여줬다”며 “올해 중소형 운용사에서 출시된 가장 스마트한 상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메모리 주식은 AI 붐의 핵심 수혜주였지만, HBM 3대 생산업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요 반도체 ETF에 포함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이를 직접 공략할 방법이 없었다”며 “DRAM ETF가 그 공백을 정확히 메웠다”고 분석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분석가도 X(옛 트위터)를 통해 “신생 펀드치고는 거래량이 매우 이례적”이라며 “가장 저평가돼 있던 AI 투자 접근 방식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어떤 ETF에서도 보기 드문 성장 속도이며, 소규모 자산운용사 기준으로는 전례 없는 성과”라고 진단했다.

다만 경고의 목소리도 있다. WSJ는 “특정 테마에 집중 투자하는 ETF는 해당 산업이 정점에 가까운 시점에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며 “향후 성과는 시장 사이클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