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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국, '한국 AI 조달서 美 기업 배제' 첫 언급...관세 부과 근거되나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 농업 분야 등에서 한국의 비관세 무역장벽 개선을 요구하며... 인공지능(AI) 인프라 조달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차별을 지적했다. USTR은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고성능...

미국, '한국 AI 조달서 美 기업 배제' 첫 언급...관세 부과 근거되나

USTR, 비관세장벽 관련 보고서 발간

한국의 망 사용료 법안 "경쟁 저해"

미국 무역대표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6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 표지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 농업 분야 등에서 한국의 비관세 무역장벽 개선을 요구하며 통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 11월 확정된 ‘한미 전략적 무역 및 투자 합의’에 따라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60조 원)를 투자하고,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로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2월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하자, 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 등을 통해 각국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했다.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한 통상 관행이 미국 상거래를 제한하거나 부담을 준다고 판단될 때 USTR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미국이 거론한 한국의 비관세 장벽이 관세율 책정의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GPU 칩 입찰에서 한국 기업만 참여하도록 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간한 ‘2026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TE)’에서 역대 보고서 중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인프라 조달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차별을 지적했다. USTR은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칩 및 추가 클라우드 자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하면서 국내 입찰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해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참여가 배제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국회에 계류 중인 ‘망 사용료’ 법안에 대한 미국의 우려도 적시됐다. 망 사용료 법안은 넷플릭스와 구글 같은 대형 콘텐츠 제공사업자(CP)가 한국 통신사(ISP) 망을 사용할 경우 그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USTR은 “일부 한국 ISP는 스스로도 콘텐츠 제공업체이기에 미국 CP가 지급하는 수수료는 한국 경쟁업체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이는 콘텐츠 사업에서 한국의 3대 주요 ISP(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과점 구조를 더욱 강화해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강제노동 생산 제품 수입 금지 안해"

농업 분야에서는 쌀 관세할당제 운영과 유전자변형생물체(LMO) 농산물 등에 대한 한국의 비관세 장벽이 거론됐다. 한국은 2020년 이후 미국산 쌀에 13만2,304톤의 국가별 쿼터를 운영해 왔다. USTR은 "해당 쿼터의 구매 및 배분 과정, 가격 상한 산정의 불투명성 등이 여전하다"며 “한국 정부가 정치적 민감성을 이유로 쌀 수확기인 11월 전후해서는 미국산 식용 쌀의 주간 경매를 반복적으로 중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LMO 수입 농산물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의 규제 승인 절차가 복잡해,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 분야에서는 염전 강제노동 논란을 문제 삼았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4월 한국 기업인 태평염전에 수입보류명령(WRO)을 발동했다. 강제노동을 통해 천일염 제품을 생산했다는 게 이유다. 그런데 한국은 강제·의무 노동으로 생산된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도가 없다고 USTR은 지적했다. USTR은 “이러한 문제들은 복합적으로 특정 한국산 또는 한국 내 재화와 서비스의 노동비용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부당한 우위를 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미국의 관세 회피 대응에 비협조

타국의 미국 관세 회피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비협조도 도마에 올랐다. 미국의 관세 회피 협정은 보통 제3국을 경유한 우회 수출, 원산지 허위 신고, 서류 조작 등으로 미국 관세를 피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미국과 상대국 세관·통상 당국이 협력하는 약정을 말한다. USTR은 “한국은 미국과 관세 회피 협정을 체결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지 않거나, 체결하지 않은 소수의 주요 미국 무역상대국 중 하나”라면서 “이러한 협정의 부재는 한국을 경유해 환적 되는 제3국 제조업체의 선적물을 식별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조만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비관세 합의사항 이행계획을 확정하는 등 한미 통상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NTE) 보고서에는 미국 정부가 굉장히 중요시하는 이슈도 있지만, 일부 기업들이 여러 나라에서 기업활동을 하면서 겪는 애로사항들이 일단은 들어가는 경향도 있다”며 “한미 간 협의를 통해 선별해 협의하고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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