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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톨릭 신자, 트럼프 비방에도 “교황 지지” 78%
입력:
2026-06-20 17:35
이란전쟁 둘러싼 공개충돌 이후 퓨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정파 온도차…민주 70%·공화 32% ‘트럼프 너무한다’ 평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 연합뉴스
미국 가톨릭 신자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미국 출신의 첫 교황인 레오 14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신자 절반 이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을 향해 지나치게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톨릭 신자의 78%는 레오 14세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미국 출신 교황 탄생으로 기대감이 높았던 지난해 여름 조사 당시 84%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임기 말 수준과 비슷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레오 14세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한 직후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됐다. 레오 14세가 지난 4월 이란 전쟁의 참상을 규탄하며 “전능에 대한 망상”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은 범죄 문제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는 형편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을 예수에 비유한 듯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게시해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그러나 미국 가톨릭 신자들은 두 수장의 갈등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레오 14세의 태도에 대해서는 35%가 ‘적절한 균형을 잡고 있다’고 답했다. ‘지나치게 비판적’(19%)이라는 의견과 ‘충분히 비판적이지 않다’(16%)는 의견은 팽팽히 맞섰다. 반면 레오 14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서는 과반인 51%가 ‘지나치게 비판적’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적절하다’(14%)거나 ‘더 비판적이어야 한다’(4%)는 응답을 압도하는 수치다.
레오 14세에 대한 우호적 평가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이나 신앙심의 깊이와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매주 미사에 참석하는 열성 신자층에서는 교황 지지율이 85%에 달했으며, 한 달에 한두 번 참석하는 신자(79%)나 미사에 거의 가지 않는 신자(73%) 사이에서도 두터운 지지를 받았다. 또한 백인과 히스패닉 신자, 남성과 여성 신자 모두에서 광범위한 지지 경향이 확인됐다.
정치 성향별로는 민주당 지지 성향 가톨릭 신자들이 공화당 지지 성향보다 레오 14세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당 성향 가톨릭 신자의 경우 70%가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에게 지나치게 비판적’이라고 답한 반면, ‘교황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나치게 비판한다’고 답한 비율은 3%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공화당 성향 가톨릭 신자들 가운데 39%는 ‘교황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나치게 비판한다’고 답했고, 32%는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에게 지나치게 비판적’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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