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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전서 빛난 ‘강심장 크랙’ 엄지성, 홍명보호 LA행 이끌까
입력:
2026-06-21 17:10
엄지성(스완지시티)이 19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멕시코전에서 공중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과달라하라=이한형 기자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멕시코와의 2차전 패배 속에서도 엄지성(스완지시티)이라는 차세대 국가대표 크랙(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공격 자원)의 발견은 수확이었다. 24살 젊은 나이에 처음 밟은 월드컵 무대에서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프로 첫해 그의 성장을 도왔던 김호영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이 “엄지성의 최고 장점은 담대함”이라고 한 평가를 스스로 증명해 냈다. 엄지성이 오는 25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며
한국의 32강행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엄지성이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에는 19분이면 충분했다. 지난 12일 체코전 교체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그는 19일 멕시코전에서도 후반 26분 투입돼 멕시코의 오른쪽 측면을 종횡무진 누볐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후반 42분에 나왔다. 엄지성이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문전 앞으로 올린 크로스는 조규성(미트윌란)의 머리에 정확히 배달됐다. 비록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한국이 이날 만들어낸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특급 조연의 이름만 엄지성으로 바뀌었을 뿐, 조규성의 머리를 활용한 날카로운 공격은 4년 전 카타르 대회 가나전의 명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엄지성이 20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과달라하라=이한형 기자
엄지성은 경기 후 해당 장면이 숱한 연습의 결과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훈련 때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측면 일대일 상황에 크로스를 올리는 공격을 많이 주문하셨다. 약속된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2021년 광주FC에서 엄지성과 사제의 연을 맺었던 김호영 위원장은 멕시코전에서 엄지성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돌파력과 골 감각, 스피드를 모두 갖춘 선수”라며 “특히 속임 동작과 순간 가속으로 상대를 벗겨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월드컵에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때 조커로서 이런 장점이 더욱 위력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 광주FC 감독 시절 김호영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연맹 제공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강심장의 면모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프로 데뷔 첫해만 해도 아직 학생 티가 남아 있었다”면서도 “경기장에만 들어가면 의지와 승부욕이 남달랐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담대함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엄지성 역시 “월드컵에 뛴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아서 그런지 경기장에서도 긴장이 덜 되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국이 조 2위로 32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남아공전에서 반드시 승점이 필요한 가운데 엄지성의 활용 폭을 더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엄지성의 장점은 돌파만 있는 게 아니다”며 “오프 더 볼(공이 없을 때) 움직임과 탈압박 능력이 뛰어나고 슈팅도 좋다. 신장에 비해 헤더도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득점력도 갖추고 있어 윙어 자리에서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달라하라=정신영 기자, 최원준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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