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 [출처=연합]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가 다음 달 기업공개(IPO)를 앞두면서 국내 테슬라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테슬라가 사실상 머스크에 투자하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해왔지만, 스페이스X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머스크의 관심과 투자 자금이 우주·인공지능(AI) 등 신사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256억3676만469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매수금액은 4억5381만1935달러에 그친 반면, 매도금액은 11억3574만5025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IPO를 앞두고 국내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테슬라 비중 축소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12일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기업가치를 최대 2조달러(약 3220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인 약 1조2700억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실제 테슬라 주가도 최근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1.43% 하락한 404.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3% 넘게 하락하며 주요 빅테크 종목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13일 445.27달러였던 주가는 일주일 만에 약 40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단순한 신규 IPO를 넘어 '머스크 프리미엄 분산'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길버트 인테그리티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스페이스X IPO는 테슬라에 긍정적인 이벤트가 아니다"라며 "머스크의 관심이 점차 스페이스X로 이동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둔화 속 우주·AI로 이동하는 ‘머스크 프리미엄’
미국 라스베이거스 테슬라 전시장에 쓰여진 'RESIST'(사진=연합뉴스)
테슬라의 본업인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테슬라 판매량은 2023년 180만9000대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판매량은 164만대로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AI·로보택시·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스페이스X는 우주 산업 내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초대형 우주발사체 '스타십(Starship)'의 1단 부스터인 '슈퍼헤비(Super Heavy)'를 공중에서 회수하는 기술 시연에 성공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제임스 피카리엘로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 IPO는 머스크를 지지하는 개인 투자자층을 분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는 테슬라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테슬라 투자자 이탈 현상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데이브 마자 라운드힐 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머스크의 비전을 신뢰하는 투자자들은 결국 테슬라와 스페이스X 모두에 투자하길 원할 것"이라며 "다만 IPO 초기에는 시장의 관심과 자금 일부가 테슬라에서 스페이스X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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