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마켓+]퇴직연금 쟁탈전…'2천조 머니' 향한 금융권 총력전(상)

여기에 인터넷은행과 빅테크까지 가세하며 시장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신탁업 인가를 기반으로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플랫폼을 활용한 사용자 경험(UX) 혁신을 통해 기존...

[마켓+]퇴직연금 쟁탈전…'2천조 머니' 향한 금융권 총력전(상)

퇴직연금 시장이 '2천조원' 규모로 팽창할 잠재력을 드러내면서 금융권 전반이 총력전에 돌입하고 있다.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를 사외 적립 중심의 '기금형' 구조로 전환하고 적립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기업 내부에 머물던 퇴직금이 금융시장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오는 7월까지 퇴직연금 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고 연내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도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퇴직연금은 단순한 노후 대비 수단을 넘어 국내 자본시장의 핵심 장기 자금으로 자리 잡게 된다.

시장 성장 속도에 대한 기대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보험연구원 등 주요 기관들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중장기적으로 국민연금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약 400조원 수준인 적립금이 제도 개편과 적립 확대를 거치며 수십 년 내 200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마지막 남은 초대형 자금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금융회사들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은 기존 강점을 살려 안정형 상품과 기업 고객 기반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증권사는 수익률 경쟁력을 무기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종합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 기존 강자들도 상장지수펀드(ETF) 중심 운용 전략과 로보어드바이저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보험업권 역시 수성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 자산 운용 경험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연금 상품 경쟁력을 앞세우면서도, 수익률 측면에서 증권사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상품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인터넷은행과 빅테크까지 가세하며 시장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신탁업 인가를 기반으로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플랫폼을 활용한 사용자 경험(UX) 혁신을 통해 기존 금융사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금융권 내부에서는 퇴직연금의 성격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수수료 기반의 '보조 사업'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고객 자산을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사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한 번 유치하면 수십 년 간 유지되는 자금이라는 점에서 자산관리(WM) 사업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며 "향후 금융사 경쟁력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쟁 심화에 따른 부작용도 변수로 지목된다. 수익률 경쟁이 과열될 경우 운용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수수료 인하 압박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기금형 제도 도입 과정에서 운용 책임 주체와 규제 체계가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수익률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느냐"라며 "제도 변화 이후에는 단순 점유율 경쟁이 아니라 운용 역량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이 이제 단순한 금융상품 경쟁을 넘어 제도·플랫폼·운용 역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종합 금융 전쟁터'로 진입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금융권 전반이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결국 금융권에서는 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미래 금융 지형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