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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레버리지 ETF 靑 지시 없었다"…54조 손실 논란에 고개 숙인 이억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지난 7월 증시 급락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격화됐다. 야당은 개인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긴 정책 실패라며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레버리지 ETF 靑 지시 없었다"…54조 손실 논란에 고개 숙인 이억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지난 7월 증시 급락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격화됐다. 야당은 개인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긴 정책 실패라며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사과하면서도 청와대 지시로 상품을 도입했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투자자 보호장치의 적정성을 집중 추궁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매도로 확정된 손실만 2조3000억원"이라며 "코스피가 9385에서 5262까지 44% 하락하는 동안의 간접 손실까지 따지면 국민 자산 수십조원이 약탈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다른 야당 의원들은 개인투자자 피해 규모가 최대 54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했다.

상품 도입을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의혹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 13일 김용범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 비공개 회의에서 사실상 도입이 결정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통상 62일가량 걸리는 ETF 상장심사가 해당 상품에는 29일밖에 소요되지 않았다며 졸속 추진 의혹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며 청와대 지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시행령 개정은 금융위 소관"이라며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예고, 금융위 전체회의 등을 거쳐 상품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도입 배경으로는 해외 투자상품과의 규제 형평성 및 자금 유출 방지를 들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돌파를 우려할 정도로 불안했고, 국내에서 거래할 수 없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보호장치가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사전교육과 기본예탁금 제도, 신용융자 금지 등을 적용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정책 시행 이후 발생한 피해 논란에는 사과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자 이 위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필요성 등 여러 가지를 보면서 도입했지만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들을 만들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여당은 당시 정책 도입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정책 취지를 이해하더라도 상품 선택과 효과 분석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금융권 인공지능(AI) 보안 규제도 논의됐다. 이 위원장은 AI를 활용한 해킹에 대응하기 위해 "AI로 인한 공격을 막으려면 AI를 쓸 수밖에 없다"며 망분리 규제의 단계적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대해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관련 협의가 막바지 단계라고 설명했다. 루센트블록의 장외거래소 인가 탈락 논란에는 심사 절차의 공정성을 강조하면서도 혁신사업자의 좌절감에 공감한다며 추가 인가 가능성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 규제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었다면 집값 상승세가 더 심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금융회사·통신사의 무과실 배상책임제 도입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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