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미분양 2521가구…청약도 미달
취임 한 달 앞둔 장관, 지방 해법 흐릿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미분양과 거래 위축에 시달리는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별 시장 상황이 엇갈리는 만큼 지방의 수요 회복을 위한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주택 공급 실적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21만 8000가구에서 23만 5000가구 이상을 착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수도권 공적주택 약 10만 가구의 입주도 추진한다.
공급 지원체계도 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졌다. 연내 설치할 통합 주택공급 지원센터는 서울에 배치해 수도권 규제지역 사업장을 밀착 지원하고, 디지털 주택공급 상황판도 1단계에서는 서울·수도권 공급 실적을 제공한다.
이번 브리핑에서 지방의 미분양 해소나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별도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앞서 정부는 지방 미분양 주택을 공공이 사들이고, 민간의 매입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 지원 등을 추진해왔다. 공공 매입으로 건설사의 자금 부담을 덜고 세제 혜택으로 주택 수요를 늘려 미분양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역의 체감도는 낮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국정감사 제출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기준 지방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의 매입 승인 물량은 972가구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목표인 6000가구의 16.2%에 그쳤다. 승인 물량도 부산·광주·전남에 집중됐고 충청권은 없었다. 이 사업은 준공 전 미분양 주택을 환매조건부로 사들여 건설사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민간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로 운영하는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의 국정감사 제출자료에서도 대전의 CR리츠 미분양 매입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 속, 지방 주택시장은 미분양 적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대전의 미분양 주택은 2521가구로 전월보다 35.1%(655가구) 늘었다. 충남도 2개월 연속 9000가구대를 기록하며 경기도 다음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았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수요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분양한 '대전 경남아너스빌 센텀스카이'는 일반공급 140가구 모집에 1·2순위 청약을 합쳐 42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0.3대 1에 그쳤다. 모든 주택형에서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취임 한 달을 앞둔 홍지선 국토부 장관의 지방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메시지도 뚜렷하지 않다. 홍 장관은 후보자 시절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인센티브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취임 이후 구체적인 후속 방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에 지방에서는 공급 확대보다 기존 미분양을 해소하고 실수요자의 구매 여력을 뒷받침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매입과 세제 지원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지 점검하고, 지역별 시장 여건을 반영한 금융 지원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윤희 대전과학기술대 부동산행정정보학과 교수는 "정부의 정책을 들여다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해 지방의 현실은 반영되지 못했다"며 "지방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서울과 수도권의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을 정부가 인지해 지방을 위한 새로운 정책적인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