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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때리면 맞겠다”는 정청래…김어준·보완수사권 역풍에 ‘방어전’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4인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졌다. 고민정·김민석·송영길·정청래(가나다순) 네 명의 주자가 처음 한 자리에 모여 정견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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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면 맞겠다”는 정청래…김어준·보완수사권 역풍에 ‘방어전’

중앙일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4인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졌다. 고민정·김민석·송영길·정청래(가나다순) 네 명의 주자가 처음 한 자리에 모여 정견을 발표했다. 가장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은 정청래 전 대표는 “선거 때 탈당하고 남의 당 후보를 돕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 그것이 최악의 자기 정치”라며 “저는 자기 정치 하지 않았다”고 김민석 전 총리를 정면 비판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이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 부터) 김민석 전 총리,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 사진 연합뉴스

민주당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단체장과 의원, 당원 600여명이 모여 전대 예고편을 방불케 했다. 정 전 대표는 “후보 정견 발표인지 모르고 왔다. 제가 아직 후보도 아니고 박승원 광명시장 최고위원 출마 선언식으로 알고 왔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10여분 전 김 전 총리가 “우리 존경하는 정청래 전 대표님이 오늘까지 모든 언론이 궁금해하는 출마 선언을 안 하셨다”며 “드디어 이 자리에서 후보 정견 발표를 함으로써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을 보니 진짜 KDLC가 세긴 센 것 같다”고 말한 걸 받아친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출마 선언하는 분들이 다 저를 공격하고 비판하는데 많이 아프다. 살살 좀 해달라”며 “그러나 여러분이 때리면 맞겠다.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담금질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겠다”고도 했다. 김 전 총리와 송영길 의원의 집중 포화를 받는 상황을 스스로 ‘담금질’로 규정했다. 정 전 대표는 “민주주의는 양보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면서 “2대 1, 3대 1로 때리면 견디겠지만 정당방위는 앞으로 계속 해나가겠다”고 연설을 끝맺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과 자치분권회의 상임대표인 박승원 광명시장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부터)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총리, 박승원 광명시장,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 사진 연합뉴스

여권 일각에서는 연임에 도전하는 정 전 대표가 이처럼 방어적이 된 걸 두고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믿던 구석에서 잇달아 악재가 터졌기 때문”(전직 의원)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친정청래계가 김 전 총리의 12·3 계엄 해제 표결 불참 이슈를 띄우고 있었는데, 김어준이 돌연 계엄 당일 국회 본관 CCTV 영상을 방송에서 틀어 김이 팍 샌 게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씨 방송 후 “김 전 총리가 감기약 먹고 자느라 표결에 불참한 것이 맞냐”던 친청계 공세가 힘을 잃었다는 것이다. 김 전 총리는 12일 친여 유튜버들이 모인 ‘유튜버 백문백답’ 행사에서 “(감기)약 정보 같은 걸 다 보여줬다. 문제가 명료해졌음에도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건 대장동 검사와 같은 짓”이라고 했다.

정 전 대표가 재임 중 최대 성과로 내세우는 보완수사권 폐지안도 지난 5월 발생한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진영 내에서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고민정 의원이 이날 연설에서 “성폭력 범죄 등 사회적 약자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에 어떤 대안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정 전 대표에게 질문했다. 정 전 대표는 “보완 수사권은 국물도 남김없이 전면 폐지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했다.

정 전 대표가 친노·친문에 뿌리를 둔 ‘딴지 민심’을 공략해온 걸 고려하면, 문재인 청와대 출신인 고 의원이 정 전 대표와 각을 세우며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것 역시 정 전 대표에게는 달갑지 않은 변수다. 정치권에서 고 의원의 출마를 “정 전 대표를 친문계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메시지”(강수영 변호사)로 보는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이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 부터) 김민석 전 총리,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 연합뉴스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불리하고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한 요소가 늘며 판세가 기울고 있다”며 “명심과 1인1표를 강조하는 것 외에 정 전 대표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잘 안 보인다”고 했다. 의원 다수가 전략적으로 김 전 총리 지원 노선을 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전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두고 보시라. 이재명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정청래”라고 적었다.

김 전 총리는 12 유튜버 백문백답에서 “정 전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성공시키지 못 했다. 절차를 무시하고 숙의와 토론을 배제했기 때문”이라며 “정말 그렇게 합당이 필요했다면 성공시키지 못한 정 전 대표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공세했다. 송 의원도 경기 의정부에서 열린 민주당원 타운홀 미팅에서 “지난 1년 당 지도부 모습을 보면 맨 동네 싸움에, 보완수사권을 가지고 밤 새우고, 지금은 1인1표제를 갖고 밤을 새우고 있다”고 정 전 대표 주변에 날을 세웠다.

여성국·이찬규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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