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산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초기 암호화폐 시장을 이끌었던 미국과 유럽의 빅테크·벤처 중심 생태계는 이제 아시아 사업자들의 인프라 경쟁으로 전선이 넓어지는 양상이다. 바이낸스가 BNB 체인으로 독자 레이어2 생태계를 구축하고, 코인베이스가 베이스(Base)를 통해 이더리움 위에 자체 인프라를 올린 것처럼 거래소가 직접 블록체인 인프라를 설계하고 개발자 생태계를 유치하는 방식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웹3 인프라 브랜드 기와(GIWA)를 들고 컨센서스 2026 무대에 오르는 것은 바로 이 흐름 위에 올라타겠다는 선언이다. 거래 플랫폼에서 인프라 사업자로,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생태계로 확장하는 두나무의 전략적 전환이 마이애미에서 첫 발을 내딛는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웹3 인프라 브랜드 기와(GIWA)가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블록체인 컨퍼런스 '컨센서스 2026(Consensus 2026)'에 참가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4일 밝혔다.
컨센서스는 전 세계 블록체인 개발자와 정책 입안자, 기관 투자자가 모여 산업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행사로, 매년 수만 명의 참가자가 찾는 업계 최대 규모의 콘퍼런스다.
기와팀은 현장에 단독 부스를 차리고 레이어2 체인, 지갑, 프라이버시 기술 등 웹3 인프라 전반을 글로벌 개발자들에게 직접 소개할 계획이다. 공개되는 핵심 서비스는 고성능 레이어2 체인인 기와 체인(GIWA Chain) 테스트넷을 비롯해 사용자 친화형 인터페이스의 기와 월렛(GIWA Wallet), 오프체인 데이터의 검증 기록을 온체인에 남기는 도장(Dojang), 거래 주체와 금액 정보를 암호화하는 금융기관용 프라이버시 기술 보자기(Bojagi), 복잡한 블록체인 주소 대신 닉네임으로 접근 가능한 웹3 네이밍 서비스 UP.ID 등이다.
기존 웹3 서비스들이 기술 복잡성으로 일반 사용자의 진입을 가로막아온 것과 달리, 기와는 업비트와의 연동성을 앞세워 대중화 접근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행사의 또 다른 주목 포인트는 개발자 생태계 확장 프로그램 '가속(GASOK)'의 공식 데뷔다.
가속은 기와 기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개발자 중 우수 프로젝트를 선별해 기술 컨설팅과 개발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와 핵심 엔지니어들이 컨퍼런스 기간 동안 글로벌 개발자들과 직접 접촉해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국내 웹3 인프라 사업자가 해외 콘퍼런스에서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처음 공개하는 것은 생태계 외연 확장을 서두르는 두나무의 의도가 담긴 행보다.
컨센서스 현장에서는 이더리움 레이어2 시장의 선두주자인 옵티미즘(Optimism)과의 전략적 업무협약(MOU) 체결 소식도 함께 공개된다. 양사는 기와의 시퀀서 운영 안정성 확보와 백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전담 엔지니어링 리소스와 글로벌 파트너 네트워크를 공유하기로 했다. 옵티미즘은 베이스(Base), 월드체인(World Chain) 등 주요 레이어2 프로젝트들이 채택한 OP 스택 기반의 대표 인프라 플랫폼이다.
기와가 첫 글로벌 기술 파트너십으로 옵티미즘을 택한 것은 검증된 기술 스택 위에서 신뢰도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와와 옵티미즘은 5일 마이애미에서 글로벌 기관 파트너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한 사이드 이벤트도 공동 개최한다.
두나무는 기와 부스 운영과 별도로 코인데스크가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 '코인데스크 라이브(CoinDesk Live)'에도 참여하고, 업계 고위급 인사들과 다양한 양자 미팅을 소화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사진=두나무
정민석 업비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 세계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모이는 컨센서스 2026에서 기와의 비전과 기술력을 직접 선보이게 됐다"며 "글로벌 개발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웹3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레이어2 경쟁은 이미 속도전에 접어들었다. 이더리움 재단이 레이어2 중심의 확장 전략을 공식화한 이후 아비트럼(Arbitrum), 옵티미즘, 베이스 등이 개발자 생태계를 놓고 치열하게 각축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기와가 뛰어드는 전장이 바로 이 시장이다. 후발주자인 기와의 무기는 기술 원천보다 유통망에 가깝다.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의 사용자 기반과 신뢰 자산을 연결고리로 삼아 일반 사용자와 기관 모두를 끌어들이는 접근이다. 도장과 보자기처럼 한국적 명칭을 붙인 서비스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도 주목 포인트다. 기와의 컨센서스 2026 데뷔가 국내 웹3 인프라 사업자의 글로벌 존재감을 가늠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