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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칼럼] 공공기관 지방 이전, 농협은 왜?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지역에 더 많은 기회와 지원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8월 들어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이전 대상 기관 및 발표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데스크칼럼] 공공기관 지방 이전, 농협은 왜?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지역에 더 많은 기회와 지원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8월 들어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이전 대상 기관 및 발표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국토부 장관도 국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10~11월쯤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직 명단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여기서 짚어볼 문제는 ‘농협중앙회’가 이전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쯤은 물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바로 ‘농협을 다른 공공기관과 같은 기준으로 봐도 될까’이다.

우선, 농협중앙회는 기본적으로 공공기관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농협은 서울 본부 하나가 전국의 일을 직접 처리하는 구조가 아니라, 전국의 지역농협과 지역축협, 시·도 지역본부와 시·군지부 등이 농업인 가까이에서 각자의 일을 한다.

농민이 영농자금을 상담하고, 농산물 판매를 고민하고, 재해나 가축 질병이 생겼을 때 도움을 받는 곳도 대부분 지역의 농협 조직이다. 이는 농협 대부분의 기능이 이미 전국 방방곡곡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기지역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농협중앙회 경기본부장은 도내 곳곳을 다니며 농업인과 지역농협, 관계자 등을 만난다. 가축 질병이나 자연재해처럼 급한 상황이 생기면 언제랄 것 없이 현장 대응에 나선다.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는 직원, 농업인 단체 등과 함께 포도농가를 찾아다니며 부족한 일손을 보태고 있기도 하다.

NH농협은행 경기본부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본부장이 양주의 산란계 스마트팜을 찾아 사육시설과 설비를 둘러보고 농가의 금융 관련 어려움을 직접 들었다. 이 농가는 농협은행의 농업금융 상담을 거쳐 스마트팜 시설을 갖춘 곳으로, 현장 사정에 따라 맞춤형 금융 지원을 찾고 도움을 주는 일이 농협은행 지역본부의 역할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경기도 외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일 터다.

농협중앙회 이전 문제는 단순히 서울에 있는 건물을 지방으로 옮기는 차원이 아니라, 과연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신중히 따져본 후 결정해야 옳다. 예컨대, 농가 소득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농산물 유통은 나아지는가, 농업인이 금융과 지원을 이용하기가 더 쉬워지는가 등에 대한 답이 먼저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담긴 의미를 가볍게 볼 순 없을 것이다. 수도권에 몰린 기관과 기능을 나누고 지역 발전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정책이니 더욱 그렇다. 다만, 기관마다 맡은 역할과 일하는 방식이 다른 만큼, 이전에 있어서도 각 기관의 특성부터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

특히, 농협은 전국 곳곳에 지역조직을 두고 농업인과 연결돼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부터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최근 농협중앙회 노조가 이전 논의에 반발해 거리로 나선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찬반을 떠나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농업인에게 돌아갈 이익과 비용을 함께 공개하는 과정이 절실한 까닭이다.

직원들의 삶과 직결된 부분도 빼놓을 수 없는 쟁점 중 하나다. 본부가 옮겨지면 직원과 가족은 거주와 교육, 맞벌이 문제 등을 재고민해야 하는 동시에 이전에 드는 비용과 업무상 불편도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어린 자식과 떨어져 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소리도 들린다.

균형발전은 기관 몇 개를 옮겼다는 숫자보다, 그 지역에 어떤 일자리와 기능이 남고, 주민과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농협중앙회도 마찬가지다. 어디로 옮길 것인가를 논하기 전에 왜 옮겨야 하는지부터 분명해야 한다. 정책의 명확한 목적보다 이전 자체에 힘이 실리는 듯한 모양새는 보기 좋지 않을 뿐더러, 지역과 농업인 모두에게 불신만 남기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농협처럼 이미 전국에 뿌린 내린 조직의 중앙회 위치를 바꾸는 일이 무슨 효과가 있을지를 먼저 고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굳이 지방으로 주소를 옮겨 오히려 의사결정을 늦추고 현장과의 연결을 복잡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하는 걱정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왕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농협중앙회가 이 기회에 현장 기능을 보다 강화해 농업인과 지역을 위한 필수조직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강소하 경제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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