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감독과 이강인이 27일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현동민 기자
에콰도르를 꺾고 첫발을 뗀 로베르트 모레노호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두 번째 시험대에 오른다.
모레노 감독은 상대의 강한 압박을 경계하면서 한국이 가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콰도르전에 결장했던 이강인도 몸 상태를 회복하며 출전을 준비한다.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이강인은 27일 우루과이와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기 준비 상황과 대표팀 운영 방향을 밝혔다.
한국은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지난 24일 에콰도르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 모레노 감독에게는 부임 후 두 번째 A매치다.
모레노 감독은 우루과이가 에콰도르 못지않게 한국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우루과이처럼 강한 팀을 상대하게 됐다. 에콰도르전과 비슷하게 상대가 강하게 압박해 오는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며 “우루과이는 직전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보여준 모습이 원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뛰어난 선수들인 만큼 승리하려는 의지도 강할 것”이라며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긍정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우리 팀이 가진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을 지휘한 지 약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새로운 축구를 완전히 입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모레노 감독도 이를 인정하면서 선수들의 경험과 판단 능력을 강조했다.
모레노 감독은 “짧은 시간 안에 하나의 축구 철학이나 아이디어를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그래도 최대한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다행히 우리에게는 뛰어난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모레노 감독이 27일 우루과이 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현동민 기자
그러면서 “좋은 선수들은 경험과 능력을 통해 이미 많은 전술적 개념을 갖고 있다. 어떤 부분은 설명만 해줘도 곧바로 경기장에서 구현할 수 있다”며 “미처 설명할 시간이 없었던 상황에서도 선수들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판단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 선발 역시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와 연결돼 있다고 했다. 모레노 감독은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을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소속팀이나 선수 생활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방식과 비슷한 축구를 경험한 선수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받아들인 모레노 감독의 핵심 메시지는 ‘팀’이었다.
에콰도르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이강인은 “감독님이 가장 추구하는 축구가 한 팀이 돼 11명 모두 팀을 위해 뛰는 것이라고 많이 느꼈다”며 “첫날부터 경기에 뛰는 선수든 뛰지 않는 선수든 팀워크가 중요하고 한 목표를 위해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에콰도르전에서도 선수들이 잘 뭉쳤고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에콰도르전에 결장했던 이강인은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몸 상태가 크게 호전됐다.
이강인이 27일 우루과이 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현동민 기자
이강인은 “지난 경기에서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많이 배려해줘 잘 회복할 수 있었다”며 “몸 상태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오랜만에 경기를 하게 돼 기대가 많이 된다”며 “지난 경기에서 좋은 경기와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는 좋은 상대와 경기하는 만큼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과 보완해야 할 부분을 잘 준비해 좋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
모레노 감독과의 소통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해 모레노 감독과 스페인어로 직접 소통할 수 있다.
이강인은 “첫날부터 감독님이 열정적으로 어떤 축구를 선호하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어떻게 했으면 하는지 한 명 한 명에게 잘 설명해줬다”며 “언어적으로 소통하기 편해서 다른 선수들보다 개인적으로는 편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감독님과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모레노 감독은 이강인의 활용법에 대해서도 분명한 생각을 밝혔다. 소속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위치를 대표팀에서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모레노 감독은 “이강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소속팀에서 보여주고 있는 최고의 모습을 대표팀에서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금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시즌 초반 스페인 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즐겁게 뛰면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위치와 다른 곳에 배치한다면 오히려 경솔하고 무모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강인이 자신이 가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경기장에서 즐겁게 축구하면서 우리 역시 그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소속팀 이적 이후 달라진 상황이 대표팀에서 별도의 동기부여가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팀에 합류해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뛸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한 동기부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경기이고 다른 선수들도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하지 못하는 부분은 보완하고 잘하는 부분은 더 잘해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한다”며 “많은 축구 팬들이 경기를 보면서 즐거워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북중미 월드컵 이후 가라앉았던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강인은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은 팬들이 경기를 보면서 즐겁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든 축구인이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조기 소집 해제된 조규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가 몸 상태 문제로 대표팀에서 빠지는 것은 언제나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무엇보다 선수의 건강과 몸 상태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 선수들의 경력은 앞으로 오랫동안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규성이 정상적으로 뛸 수 있었다면 어떤 역할을 맡겼을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규성. 대한축구협회
모레노 감독은 중앙 수비수 사이에서 위치를 잡아주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있으면 라인 사이와 측면에서 뛰는 선수들이 더욱 자유롭게 공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최전방 공격수가 상대 수비를 붙잡아주면서 주변 선수들에게 전진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역할이다.
공격수에게 득점만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모레노 감독은 “공격수에게 기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은 수비적인 기여”라며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통해 팀 전체 수비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콰도르전과 비교해 선발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짧은 기간 A매치 4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마다 기존 경기에서 누적된 피로도가 다르고 타박상이나 회복 상태, 휴식 등 여러 상황 때문에 다른 선수를 기용해야 할 수도 있다”며 “이번 대표팀에 처음 합류한 새로운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기회를 안배하기 위해 무조건 선수를 바꾸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항상 한 경기씩 상황을 분석하고 훈련에서의 모습과 선수들의 컨디션, 우리가 전달한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발 명단 공개에도 원칙을 세웠다.
모레노 감독은 “누가 경기에 출전할지는 선수들이 가장 먼저 알게 될 것”이라며 “선수들이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이자 경기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알리기 전에 특정 선수의 출전 여부를 공개적으로 먼저 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콰도르전 승리로 출발한 모레노호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출범 이후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짧은 시간 동안 강조해온 팀워크와 선수들의 능동적인 판단을 한 단계 강한 상대에게도 구현할 수 있을지, 여기에 몸 상태를 끌어올린 이강인이 모레노호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가 우루과이전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현동민 기자 dong77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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