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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대패에 고개 숙인 모레노 “팬들께 사과…전반 전술 대응 늦었다” [쿠키 현장]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우루과이전 1-4 대패 뒤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전반전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중앙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문제를 파악해 전술을 수정하는 시점도 늦었다고 인정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8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작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우루과이전 1-4 대패 뒤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전반전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중앙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문제를 파악해 전술을 수정하는 시점도 늦었다고 인정했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1-4로 졌다.

한국은 전반에만 세 골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후반 들어 전술과 선수 구성을 바꾸며 반격했고 손흥민의 만회골도 나왔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모레노 감독은 가장 먼저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오늘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시고 경기 내내 응원해주신 팬들이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먼저 팬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루과이는 슈팅 수가 많지 않았고 점유율도 더 낮았지만 네 골을 넣었다”며 “전반전을 차분하게 분석하면서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할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8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현동민 기자

패인의 중심에는 전반전 빌드업 문제가 있었다. 모레노 감독은 “후방에서 빌드업을 시작할 때 중앙 공간이 너무 비어 있었다”며 “양쪽 풀백을 높이 올려 상대 윙어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중앙을 통해 좀 더 수월하게 빌드업하려고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루과이의 강한 압박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는 “상대가 압박을 잘했고 매우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공보다 앞쪽에 많은 선수를 배치했다”며 “우리가 공을 잃었을 때 큰 어려움을 겪었고, 공을 잃은 직후 상대의 전환 공격에 크게 당하면서 실점까지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문제는 이를 알아차렸을 때 이미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이다. 모레노 감독은 “전반에 준비했던 경기 운영 방식에서 문제점을 발견했지만 안타깝게도 조금 늦게 파악했다”며 “이미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후반에는 선수 배치와 경기 운영 방식을 손봤다. 공보다 뒤에 더 많은 선수를 두고 중앙 미드필더들이 가운데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조정했다.

모레노 감독은 “그 결과 전반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상대가 3-0으로 앞선 상황이라 전반과 같은 강도로 플레이하지 않고 조금 더 수비적으로 운영한 영향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한 골 이상 넣을 수 있을 만큼 기회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대대적인 교체도 단행했다. 당초 3명을 바꿀 예정이었지만 한 선수가 다리에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총 4명을 교체했다.

모레노 감독은 “새롭게 들어간 선수들이 우리가 요구했던 역할을 잘 수행했다”며 “가정이지만 우리가 만든 기회 중 하나를 살려 3-1을 만들었다면 이후 3-2까지 갈 수도 있었고 역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나 역시 감독 생활을 하면서 0-3으로 뒤지다가 4-3으로 역전한 경험이 있다”며 “오늘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 책임을 받아들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모레노 감독이 28일 서울 상암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좌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4-4-2 자체가 문제였다는 평가에는 선을 그었다. 모레노 감독은 “나는 특정 포메이션을 고집하는 감독이 아니다. 경기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오늘도 4-4-2라고 하지만 공격할 때는 많은 순간 다른 형태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메이션 자체를 엄격하게 고수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축구 철학과 원칙은 확고하고 유지돼야 한다”며 “어려운 상황이 올 때마다 계속 바꾼다면 오히려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레노호에서 첫 경기를 치른 이강인의 경기력에 대해서도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은 “한 선수만 따로 떼어놓기보다 개인과 팀 전체를 함께 봐야 한다”며 “팀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특정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우리가 요구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짚었다.

이어 “팀이 압박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후방에서 원활하게 공을 전진시키지 못하면 선수들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시간과 공간 자체가 부족해진다”며 “모든 선수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세부 사항과 개선할 부분은 선수들과 함께 살펴보겠다”고 했다.

이강인이 28일 서울 상암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에콰도르전에 이어 우루과이전에서도 명단에서 제외된 황인범의 복귀 시점도 밝혔다. 모레노 감독은 “황인범은 세 번째 경기에는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요일 베네수엘라전에는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두 경기에서도 새로운 선수들을 폭넓게 점검할 계획이다. 소집 인원은 이탈자가 발생하면서 현재 28명으로 줄었다. 모레노 감독은 “가능한 한 모든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싶다”며 “지금은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다. 선수들이 우리가 전달하는 전술적 개념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무대가 실제 경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확보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그래야 앞으로 친선 경기가 아닌 중요한 경기를 치를 때 가장 적절한 선수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콰도르전 3-0 승리 뒤 나흘 만에 1-4 대패를 경험한 모레노 감독은 결과 하나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 우리가 완벽했던 것도 아니고 오늘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모든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과 4일 뒤 베네수엘라전이 있다. 오늘 좋지 않은 기분을 털어낼 또 하나의 기회”라고 각오를 다졌다.

현동민 기자 dong77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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