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달새 44% 급락
SK하이닉스도 53% 떨어져
대외 불확실성 복합적 반영
전문가 “손실 최소화 전략 필요”
글로벌 반도체 업황 우려와 대내외 악재가 겹쳐 대형 반도체주가 일제히 폭락한 가운데, 국내 증시의 변동성마저 극에 달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29일 한 시민이 스마트폰 트레이딩앱으로 주식차트를 확인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연달아 급락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이른바 ‘막차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어서다.
반도체 대표 종목들은 불과 한 달여만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에서 지난 3개월 중 최고 종가와 29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장중 최고가인 298만7천원을 기록한 뒤 이달 29일 140만1천원으로 53.1% 추락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19일 최고가인 37만4천500원에서 20만8천500원으로 44.3% 떨어졌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5월 12일 42만6천원에서 16만7천600원으로 60.7% 하락했으며 원익IPS는 지난 1일 18만7천800원에서 8만3천200원으로 55.7%, 리노공업은 지난 4월 30일 12만4천원에서 5만8천200원으로 53.1% 각각 내렸다. 이들 반도체 관련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하락률은 53.4%에 달했다.
증권가는 최근 하락세를 중국의 반도체 제조 핵심 장비 양산 소식과 AI 순환 투자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단기간 급등했던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점도 하락폭을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급등장 막바지에 반도체 종목을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35)씨는 “계속 오르길래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 여유자금에 대출까지 받아 매수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반토막이 났다”며 “하루에도 계좌 평가금액이 수백만원씩 오르내려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주식에 투자 중인 자영업자 박모(41)씨는 “국내 반도체주 급락은 예상했었다”며 “국내 증시 변동성이 워낙 커 당분간은 미국 주식 비중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 변동성이 단순한 반도체 조정이 아니라 대외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김희호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한국 경제는 수출과 해외 의존도가 높아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등 외부 충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국내 증시는 시장 규모와 깊이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 투기적 자금 이동과 작은 악재에도 주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며 “투자 종목을 보다 안정적인 업종으로 재조정하고 손절 기준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합리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빈기자 kyb@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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