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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담하게, 그러나 선명하게… 청년 14인이 그린 ‘인천’

전통적 회화와 설치, 미디어아트, 생성형 인공지능과의 협업까지 다양하고 신선한 방식이 사용됐다. 한 도시를 주제로 삼은 전시가 자칫 빠지기 쉬운 단순한 재현이나 도시 대변의 함정을 피했다. 14명 각자가 포착한...

담담하게, 그러나 선명하게… 청년 14인이 그린 ‘인천’

기획전시 ‘인천 경계의 자리’가 열리고 있는 인천 송도 트라이보울 전시 현장. 2026. 4.12 /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인천문화재단 트라이보울 인천청년작가전

2026 ‘인천, 경계의 자리’… 7월 5일까지

인천대·인하대·인천가톨릭대 출신 청년 작가

저마다의 언어로 ‘인천’ 시각화

“…결국 중요한 것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조건 속에서 작업하고 있는가이다. 인천은 한계이자 가능성의 장소이며, 그 가능성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그것은 지역 미술을 둘러싼 제도와 환경, 그리고 지역에 대한 인식이 변화할 때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다.” (인천청년작가전 2026 ‘인천, 경계의 자리’ 전시 서문 일부)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보울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인천, 경계의 자리’는 인천가톨릭대, 인천대, 인하대 등 인천 지역 ‘미대’를 나와 활동하고 있는청년 작가 14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11일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청년 예술가들이 가진 여러 조건 가운데 ‘인천’이라는 공통분모에서 출발한 전시다. 그들에게 인천은 선택이었지만, 현재의 조건이면서 한계이기도 하다. 작업이 시작되는 장소이면서 생활의 기반이고, 예술적 지속 가능성을 끊임없이 시험해야 하는 환경이 바로 인천이다.

기획전시 ‘인천 경계의 자리’가 열리고 있는 인천 송도 트라이보울 전시 현장. 2026.4.12 /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특히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끈 것은 작가 14명이 ‘인천’이라는 지역성을 표현한 방식이다. 전통적 회화와 설치, 미디어아트, 생성형 인공지능과의 협업까지 다양하고 신선한 방식이 사용됐다. 한 도시를 주제로 삼은 전시가 자칫 빠지기 쉬운 단순한 재현이나 도시 대변의 함정을 피했다. 14명 각자가 포착한 감각과 인상을 저마다의 시각적 언어로 담담하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서로 다른 주제와 형식의 작품들이 한 공간에 어우러지면서 전시는 지루할 틈 없이 역동적인 흐름을 만들어냈다. 윤희연은 개인의 약한 순간을 파고들어 부정적인 감정으로 잠식당하는 내면의 당혹스러운 감정을 회화로 표현했고, 김윤아는 사냥감을 발견한 포식자가 결국 사냥감과 함께 화석이 되어버리는 드라마틱한 순간을 회화로 포착해 인류와 거대한 생태계에 대한 사유를 펼쳐 보였다. 고현정은 직접 익힌 코딩으로 기존의 텍스트를 재조합해 우리가 읽을 수 없는 출판물을 제작해 관람객에게 ‘기능적 문맹’의 경험을 선사했고, 오주안은 아주 작은 세포와 곰팡이의 모습을 ‘괴물’의 모습으로 의인화해 개인의 욕망, 우울함, 무기력함 등의 감정을 시각화했다. 인천 미술계의 미래를 가늠해보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라는 생각이 든다.

기획전시 ‘인천 경계의 자리’가 열리고 있는 인천 송도 트라이보울 전시 현장. 2026.4.12 /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이날 전시 개막식이 진행돼 참여 작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작가들은 이러한 형식의 전시 기회를 반가워하며 지역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이러한 전시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연 작가는 “청년 작가로서 전시 기회를 얻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전통적 ‘화이트 큐브’ 전시장이 아닌 공간에서 전시 경험을 갖는 것이 의미 있었다.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차기율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는 “우리가 공들여 키운 인재를 인천이라는 이 땅에 뿌리를 박게 만들고 그들이 성장하고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러한 일을 하는 합리적인 도시가 인천이다.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전시 ‘인천 경계의 자리’가 열리고 있는 인천 송도 트라이보울 전시 현장. 2026.4.12 /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한편, 이번 전시에는 고현정, 김윤아, 박혜란, 신정연, 오주안, 윤요한, 윤희연, 이동묵, 이호연, 장한결, 전채영, 정채원, 차위총, 홍은주 등 14명이 참여했다. 장경애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가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전시는 7월 5일까지 이어진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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