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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 “유럽 글로벌기업과 손잡고 세계 최고 수준 미사일 공동개발한다”…국내 첫 ‘종합 미사일기업’ 출범

세계적 수준의 미사일의 개발과 양산, MRO(유지 보수 정비) 등 무장의 수명 전주기를 원스톱으로 수행하고, 세계적인 방산업체와 공동으로 수출 마케팅을 펼치는 K-방산에 유례없는 ‘종합 미사일 기업’이 설립됐다.

“미사일 수명 전주기 원스톱 서비스 추진”

공대공·공대지·지대공 등 미사일 풀 라인업 생산

알엔티엑스 “유럽 미사일 전문기업들과 협업”

7월 중순 이후 MSDI로 회사 명칭 변경

F-15K에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를 발사하는 모습. 공군 제공

세계적 수준의 미사일의 개발과 양산, MRO(유지 보수 정비) 등 무장의 수명 전주기를 원스톱으로 수행하고, 세계적인 방산업체와 공동으로 수출 마케팅을 펼치는 K-방산에 유례없는 ‘종합 미사일 기업’이 설립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기술 개발하면 방산업체가 양산하고, 정부 도움을 받아 수출하는 K-방산의 전형적인 도식에서 탈피한, 도전적인 기업으로 K-방산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화제의 업체는 알엔티엑스(RNTX)다. 현재 전 방위사업청 정밀유도무기사업부장, 전 청와대 안보실 제2차장 등으로 경영진을 꾸려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미사일을 생산하는 복수의 유럽 미사일 전문기업들, 국내 대형 방산업체들과 미사일 개발과 생산 관련 막바지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사일의 연구개발 및 MRO 센터, 생산기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복수의 지방자치단체와 큰 틀의 합의를 마치고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명 변경도 추진 중이다. 내달 중순 이후 MSDI( Missile Systems Defense Industry)로 새 브랜드를 달고 출범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종합미사일 회사로 출범한 알엔티엑스 본사 전경. 알엔티엑스 제공

어떤 미사일 공동개발하나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유럽의 세계적 수준의 미사일로 국제 협력 가능성이 있는 기종은 그다지 많지 않다. 유럽의 대표적인 공대지 미사일은 타우러스와 스칼프, 스톰 섀도 등이고, 공대공 미사일은 미티어, 아스람 등이다. 이 가운데 독일 타우러스 시스템즈의 장거리 공대지 타우러스와 유럽 MBDA의 장거리 공대공 미티어는 한국이 최근 도입한 기종이다.

특히 MBDA 측은 2015년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미사일 공동개발 의향을 밝힌 바 있다. 타우러스 시스템즈는 2020년부터 수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독일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차기 버전 공동개발을 타진한 바 있다.

알엔티엑스 신임 경영진 이력도 유럽, 독일과 연결된다. 황성환 CEO는 스웨덴 방산기업인 샤브의 한국 지사 부사장을 역임했다. 샤브는 타우러스 미사일 개발에 참여한 업체이다. 알엔티엑스의 신임 이사인 신인호 전 안보실 2차장은 독일 육사 유학파로 독일 네트워크가 강하다.

방사청 정밀유도무기사업부장 출신의 황성환(예비역 육군 준장) 알엔티엑스 신임 CEO는 23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협력 업체와 미사일의 명칭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세계적 수준의 중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차기 버전들을 공동개발하고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유럽의 미사일 전문기업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협의 진척이 빨라서 올 여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 CEO는 “기존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라이선스 생산도 알엔티엑스의 사업 계획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알엔티엑스는 중장거리 공대지 공동개발 실적을 토대로 중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개발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대공, 공대지, 지대지를 아우르는, K-방산에선 보기 힘든 다종다양한 미사일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이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개념도. 타우러스사 제공

미사일 수명 전주기 원스톱 솔루션

알엔티엑스 측은 미사일의 연구개발센터, MRO센터, 생산기지 조성을 위해 중부지방 의 몇몇 지자체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으며, 좋은 조건의 합의점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인호(예비역 육군 소장) 이사는 “미사일 산업은 최첨단 우주항공분야이기 때문에 지방의 낙후된 경제와 위상을 동시에 살리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며 “연구개발·MRO센터와 생산기지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 두 곳과 최종 단계의 미세 협의를 진행 중으로 앞으로 2주 전후에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두 곳의 지자체는 지리적으로 가까워 하나의 미사일 개발 및 생산 콤플렉스 조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는 “알엔티엑스는 2개 지자체에 연구개발센터, MRO센터, 생산기지를 밀집시켜 미사일의 연구개발과 생산, MRO 등 미사일의 수명 전주기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사일 수명 전주기 원스톱 솔루션은 한국에서 첫 시도이다.

이와함께 알엔티엑스의 연구개발 및 MRO 센터는 유럽 미사일 전문기업들의 아시아 허브가 될 전망이다. 신인호 이사는 “알엔티엑스의 연구개발·MRO센터는 해외 대형 방산기업의 아시아 센터가 한국에 들어오는 중요한 첫 선례가 될 것”이라며 “유럽 업체들의 의지와 의욕, 한국의 방산 인프라와 자본이 충분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강조했다.

알엔티엑스 측은 초기 단계에선 국내 대형 방산업체들과 협력해 미사일의 개발과 생산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황성환 CEO는 “세계적 수준의 미사일 구성품을 제작하고 미사일을 최종 조립하는 경험은 국내 협력업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엔티엑스 측은 여러 국내 대형 방산업체들과 협력 체계를 구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에 미티어 미사일 4발을 장착한 모습. 방사청 제공

왜 한국과 공동개발하나?

K-방산은 이제 국제 무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우선,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안보적 특수성으로 인해 무기를 활발하게 개발하고 생산하는 방산 인프라가 완전하게 갖춰져 있다. 게다가 다양한 규모의 협력업체들이 활발하게 가동됨으로써 공급망이 왕성하고 K-방산의 가성비를 뒷받침하는 강점을 갖고 있다. 동시에 방산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뜨겁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세계 어느 국가보다 적극적이다. 한마디로 방산 하기 좋은 나라이고, 유수의 글로벌 방산업체들도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유럽의 미사일 전문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 알엔티엑스 측도 K-방산의 인프라와 열정, 자본 등을 한국·유럽 동반자 관계의 열쇠로 꼽았다. 신인호 이사는 “무기의 개발에서 양산에 이르는 방산 전 과정의 단계별 업체들이 역동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살아있는 생태계가 한국”이라고 진단했다. 신 이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이란 전쟁으로 각종 유도탄의 국제적 수요는 폭증했지만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며 “그래서 유럽의 대형 미사일 전문기업들은 생산과 개발 여건이 확보된 한국에서 파트너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산에 대한 한국의 국민과 정치권의 기대와 지원이 큰 것도 글로벌 대형 방산업체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산업이나 금융 관련 제도가 방산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고, 방산 수출을 대하는 국민과 정치권의 반응도 뜨겁다. 신인호 이사는 “한국엔 방산에 투자하려는 자본도 풍부해서 알엔티엑스도 개발과 생산을 위한 충분한 재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미국산 AGM 계열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하는 암람·재즘·헬파이어·사이드와인더 등 미사일 라인업. 미 공군 홈페이지 캡처

한국의 안보와 K-방산 수출 기여도는

알엔티엑스 측은 미사일 수명 전주기 원스톱 솔루션을 통해 한국의 안보와 K-방산 수출 증대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군의 소요 제기를 기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미사일을 생산함으로써 평시에는 ‘탄 뱅크(munition-bank)’, 유사시에는 ‘탄약고’의 역할을 함으로써 한국 안보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미사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알엔티엑스는 수출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성환 CEO는 “안보와 방산 동시 기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알엔티엑스는 수출을 위해 안정적으로 미사일 생산량을 유지해야 하고, 그 경우 수출 계약과 선적이 되기 전까지 상당 기간 알엔티엑스의 미사일들이 한국에 쌓이게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즉, 알엔티엑스의 저장시설에 쌓이게 될 미사일은 수출 상비군이자, 유사시 즉각 투입 전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인호 이사는 “세계적인 미사일이지만 한국에서 만든 메이드인코리아여서 한국군에 절충교역 없이 싼 가격에, 또 조기에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수출 물량 확보가 중요한데 글로벌 미사일 전문기업과 공동 마케팅에 열쇠가 있다고 알엔티엑스 측은 귀띔했다. 황성환 CEO는 “알엔티엑스와 협력하는 유럽의 대형 미사일 기업의 수출 노하우는 K-방산과 차원이 다르다”며 “알엔티엑스와 해외 대형 미사일 기업의 공동 수출 마케팅은 이미 합의된 사안으로, K-방산의 수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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