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책임자(CEO)와 T타워.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정재헌 대표 체제 출범 이후 SK텔레콤(SKT)이 인공지능(AI) 풀스택 전략을 앞세워 'AI 컴퍼니'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구글 딥마인드, 엔비디아에 이어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과 전격 회동했다.
특히 이번 만남은 최근 업계의 화두인 '미토스 쇼크' 속 이뤄진 만큼 향후 앤트로픽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보안 협의체인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를 비롯해 다양한 AI 협력 관계를 구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젝트 글래스윙 합류 '관심'
1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셀리토 앤트로픽 글로벌 정책 총괄은 전날 SKT 을지로 사옥을 찾아 주요 경영진들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다양한 AI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이번 회동을 계기로 향후 SKT가 앤트로픽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글래스윙'에 참여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최근 업계의 화두인 '미토스 쇼크'를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AI 보안 협의체다.
앤트로픽의 차세대 자율형 AI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는 기존 챗봇형 AI보다 복잡한 코드 결함을 찾아내고 다단계 사이버 공격 시뮬레이션을 분석하는 능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규모 취약점 탐지·분석 역량을 갖춘 만큼 보안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공격 자동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성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업계에서는 '양날의 검'으로 통한다. 방어하는 쪽에서 쓰면 무적의 방패가 되지만, 해커의 손에 들어가면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셀리토 앤트로픽 글로벌 정책 총괄./사진=마이클 셀리토 앤트로픽 글로벌 정책 총괄 SNS 캡처
이에 앤트로픽은 글로벌 AI 보안 협의체를 구성하고 미토스의 위험성에 대해 공동 대응하고 있다. 이 협의체에는 구글 , 마이크로소프트 , 애플 ,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와 함께 시스코 , 팔로알토네트웍스 ,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보안기업을 포함한 50여개 기업·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미토스 프리뷰 버전을 제한적으로 공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전날 앤트로픽과 회동하며 협의체 참여를 타진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가 기준으로 해당 프로젝트해 참여한 곳은 미국을 제외하면 영국의 AI 안전연구소가 유일하다.
이번 만남에 대해 SKT 관계자는 "앤트로픽 주요 경영진이 방한하며 만남을 가졌다"며 "다양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비공개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SKT는 지난 2023년 8월 앤트로픽 주식 370만 3141주를 1321억원에 취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0.3%로 해당 지분 가치(장부가액)는 1조 3762억원에 이른다. 약 2년 5개월만에 지분 가치가 10배 이상 뛴 것이다. 이는 SKT의 지난해 말 자본 총계(12조 9552억원)의 10.6%에 해당한다.
앤트로픽은 이르면 오는 10월 뉴욕 증시에 상장할 예정인 만큼 해당 지분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이후 지분 가치가 최대 3조원 후반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앞서 앤트로픽은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의 투자사인 MGX가 공동 주도한 시리즈 G 투자 라운드에서 300억달러(약 43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기업가치를 3800억달러(약 554조원)로 끌어올렸다.
구글·엔비디아·앤트로픽과 회동
SKT는 AI 사업을 확대하면서 다양한 AI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로봇 스타트업 '페르소나AI', AI 서비스 기업 '스캐터랩', 산업 AI 기업 '마키나락스', AI 검색 기업 '코난테크놀로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의 주요 경영진들과 만남을 확대하며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이달 27일는 '이세돌-알파고 대국' 10주년을 기념해 방한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SK그룹의 영빈관인 '선혜원'에서 만나 AI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시 회동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정석근 SKT AI CIC 대표가 참석했다.
또한 같은 달 30일에는 젠슨 황 CEO의 장녀이자 엔비디아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사업 분야를 총괄하는 메디슨 황 수석 이사 역시 SKT 을지로 사옥을 찾아 피지컬 AI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자들이 엔비디아 담당자들과 원격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제공=SK텔레콤
SKT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꾸준히 협력해왔다.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또한 차세대 독자 AI 모델인 에이닷엑스 케이투(A.X K2) 학습에도 엔비디아의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정재헌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AI 풀스택을 기반으로 한 사업들을 야심차게 준비·추진하고 있다"며 "앤트로픽은 저희가 기대하고 있는 협력 회사이고 지금 AI 사업에 있어서는 여러 방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독으로 해서 될 일이 아니고 앤트로픽 등 다양한 선도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진행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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