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공지능(AI)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사진. photo 연합뉴스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 합성으로 의심되는 사진과 잇따른 오인·허위 신고가 이어지면서 현장 혼선도 커지고 있다.
10일 대전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18분쯤 오월드 우리 울타리 아래 흙을 파고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9일 오전 1시30분쯤 오월드 인근에서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된 뒤 현재까지 추가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고해상도 열화상 드론과 인력을 투입해 보문산 일대와 주변 지역을 집중 수색 중이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수색에는 소방·경찰·군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구역을 나눠 진행하고 있으며, 늑대의 귀소 본능을 고려해 먹이를 활용한 유인 장치도 설치했다. 활동 범위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판별 도구(TruthScan) 분석 결과 합성 확률이 97%로 나타났다. photo 연합뉴스
문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며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오월드 네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늑구 사진이 AI 합성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이 일었다. 해당 사진은 한때 소방당국 브리핑 자료로 활용됐지만, 같은 시간대 CCTV에서 개체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뒤 단체 대화방을 거쳐 현장 관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사실 확인 없이 공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당국은 "이 사진은 딥페이크 합성사진 같다"고 판단하고 상황판 이미지를 교체했다.
현장과 기존 로드뷰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조작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도로 정지선 형태가 실제와 다르고 건물 구조와 거리감, 글자 뭉개짐 등에서 AI 생성 이미지 특유의 왜곡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허위 정보는 초기 대응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색 당국은 당초 늑구가 동물원 인근에 있을 것으로 보고 생포 중심 전략을 세웠으나, 해당 사진이 확산되면서 주거지 인근으로 수색 인력이 집중됐다. 이후 대응 기조가 시민 안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초기 수색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인 신고 역시 수색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늑구 관련 신고는 수십 건에 달하며 문의까지 포함하면 100건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를 늑대로 착각하거나 소셜미디어에 떠도는 이미지를 캡처해 신고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충북 청주에서 늑대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이 진행됐지만 고라니만 발견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해당 지역은 오월드와 직선거리로 20㎞ 이상 떨어진 곳이다.
수색 당국은 제보가 접수될 경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현장 확인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행정력 소모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방 관계자는 "합성 사진 유포나 정확하지 않은 신고가 수색에 방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 역시 "허위 신고나 조작 사진은 자칫 수색에 사용될 행정력을 낭비할 수 있어 최대한 자제해 주시기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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