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에너지 공급 차질 장기화 우려가 부각되며 보합권 내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2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0.12포인트(p, 0.05%) 내린 4만8861.81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85p(0.04%) 하락한 7135.95에 거래를 종료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9.44p(0.04%) 오른 2만4673.24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중동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영향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 포기 압박을 위해 장기적인 해상 봉쇄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인 악시오스 등 외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정유업계 관계자들과 비공개 회동을 통해 이란 사태가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관련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해상 봉쇄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이 당초 봉쇄 해제 이후 협상을 진행하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미국은 원유 수출 차단을 통한 압박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가 폭격보다 다소 더 효과적이다"라며 "그들은 지금 숨 막힌 돼지처럼 질식하고 있고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조치로 중동 지역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다만 장 마감 이후 예정된 빅테크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면서 지수 하락 폭은 제한됐다.
메타는 장 마감 이후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과를 내놨다. 지난 분기 매출은 563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0.44달러로 집계되며 각각 시장 예상치(매출 555억달러, EPS 8.15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연간 지출 전망을 기존 1250억달러에서 1450억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투자 확대에 대한 부담이 부각됐다. AI(인공지능) 투자 확대 계획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며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알파벳(0.05%) △아마존(1.87%)은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1.12%) △애플(-0.20%) △엔비디아(-1.84%) △테슬라(-0.86%)는 하락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기준금리를 3.50~3.75%로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중동 상황이 경제 전망에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정책 기조를 둘러싼 이견도 확인됐다.
베스 해맥 클래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에는 찬성했지만, 성명에 ‘완화적 기조’를 담는 데에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며 별도의 반대표를 행사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결정을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까지 금리가 0.25%포인트 이상 인상될 가능성은 약 12%로 반영됐다. 전일 0% 수준에서 상승한 수치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연내 금리 동결 전망은 80%에서 85%로 높아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 위원 중 가운데 4명이 금리 동결에 반대한 것은 199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라며 "다만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드러낸 핵심 배경에는 미·이란 갈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