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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욕증시, 이란 협상 불확실성에 급락… 유가·금리 동반 급등

기술주와 반도체주는 이날 낙폭을 키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는 4.15% 급락했고, AMD는 7.46%, 마이크론은 6.98%, 샌디스크는 11.02% 떨어지는 등 반도체 업종 전반이 큰 폭의 약세를...

뉴욕증시, 이란 협상 불확실성에 급락… 유가·금리 동반 급등

◆…사진=조세일보 그래픽.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협상 불확실성 확대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전쟁 종식 기대가 다시 후퇴하고 국제 유가와 국채 금리가 동반 급등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기존 고점 대비 10% 이상 밀리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9.38포인트(1.01%) 내린 4만5960.1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4.71포인트(1.74%) 하락한 6477.16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521.74포인트(2.38%) 급락한 2만1408.08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종가 기준 지난해 10월 29일 기록한 최고점 대비 11%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증시 급락의 배경에는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이란을 향해 "너무 늦기 전에 곧바로 진지해지는 게 낫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최근까지만 해도 협상을 통한 종전 가능성이 거론되며 시장에 안도감이 퍼졌지만, 이날 다시 강경한 메시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협상 진전 여부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란도 미국의 휴전 또는 협상 제안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란 측은 침략 및 테러 행위의 즉각 중단, 전쟁 재발 방지를 위한 객관적 여건 조성 등을 담은 요구 조건을 미국 측에 전달하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히 커, 시장에서는 협상에 따른 조기 종전보다는 장기화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시장을 흔드는 핵심 요인으로 '엇갈린 신호'를 꼽았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더그 비스 글로벌주식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핑퐁 게임이 더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상대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며 "엇갈린 신호가 넘쳐나고 불확실성이 현 상황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주와 반도체주는 이날 낙폭을 키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는 4.15% 급락했고, AMD는 7.46%, 마이크론은 6.98%, 샌디스크는 11.02% 떨어지는 등 반도체 업종 전반이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아마존도 2% 하락했다. 반면 애플은 0.1%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대형 플랫폼 기업도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전날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청소년 소셜미디어 중독 소송에서 메타와 구글 측 책임을 일부 인정하고 총 6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한 여파로, 메타는 7.96%,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43% 하락했다.

국제 유가 급등도 증시에 부담을 더했다. 협상 진전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됐다.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8.01달러로 전장보다 5.8% 상승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4.48달러로 4.2% 올랐다.

유가 상승 우려는 곧바로 채권시장에도 반영됐다.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42%로 전장보다 0.09%포인트 상승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00%로 0.12%포인트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한다. 고유가가 물가를 자극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여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매도세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이날 실시된 7년 만기 미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했던 점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중동 리스크, 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 국채 수급 부담이 한꺼번에 겹치며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 변동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한편, 국제기구의 전망도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가 급등 영향을 반영해 올해 주요 20개국(G20)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4.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이 기대해온 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 시나리오가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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