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 결렬로 인해 13일 아시아 증시는 침체에 빠졌다. [출처=AP]
[뉴시안= 소정신 기자]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강력한 랠리를 펼치며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발생했던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시장은 중동 분열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에 베팅하며 안도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35포인트(1.0%) 상승한 6,886.24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올해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와는 불과 1.3%의 격차만을 남겨두게 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01.68포인트(0.6%) 오른 48,218.2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0.84포인트(1.2%) 급등한 23,183.74로 거래를 마쳤다.
호르무즈 봉쇄 긴장 속 '유가 진정'이 시장 살려
이날 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였다. 지난 주말 휴전 협상이 결렬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자금줄을 죄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란 역시 페르시안만 내 모든 항구를 위협하며 맞불을 놨다.
이에 국제 유가는 한때 배럴당 104달러까지 치솟으며 시장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다. 그러나 장 중반 이후 추가 무력 충돌 우려가 잦아들면서 상승 폭을 반납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 대비 4.4% 오른 배럴당 99.36달러에 마감하며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왔다. 이는 전쟁 이전(약 70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최고점이었던 119달러에 비하면 크게 안정된 수치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사미르 사마나 글로벌 전략가는 "양측이 대화를 지속하고 있고 광범위한 휴전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시장이 고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상대측(이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시사해 시장의 불안을 잠재웠다.
기업 실적 시즌 개막…반도체·AI주 급등
본격적인 1분기 어닝 시즌에 돌입한 것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골드만삭스는 1분기 56억 3,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비록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성 우려로 주가는 1.9% 하락했으나, 전반적인 기업 이익이 견조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Sandisk)가 나스닥 100 지수 편입 소식에 11.8% 폭등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인공지능(AI) 투자 과잉 우려로 최근 급락했던 오라클(Oracle)은 12.7% 반등하며 기술주 부활을 알렸다. 그간 AI 위기설로 고전하던 서비스나우(7.3%)와 앱러빈(6.7%) 등 소프트웨어 종목들도 일제히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국채 금리 하락에 주택시장 안도…해외 증시는 약세
채권 시장도 안정을 되찾았다. 유가 급등세가 잦아들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금요일 4.31%에서 4.29%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과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고전하던 주택 시장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앞서 발표된 3월 기존 주택 판매 지표는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며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다만 뉴욕증시의 훈풍이 전 세계로 퍼지지는 못했다. 홍콩 항셍지수(-0.9%)와 한국 코스피(-0.9%)를 포함한 아시아 및 유럽 주요국 증시는 중동 불확실성을 선반영하며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주 이어질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넷플릭스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중동의 외교적 협상 진전 여부가 향후 증시의 추가 상승 동력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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