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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 해설] 82년 향토기업 대구백화점의 퇴장…부채 해결과 '부동산 개발'이라는 과제

대구의 유일한 향토 백화점으로 명맥을 유지해 오다 지난 15일 투자 관련 업체로 경영권이 넘어간 대구백화점.

[뉴스 해설] 82년 향토기업 대구백화점의 퇴장…부채 해결과 '부동산 개발'이라는 과제

대구의 유일한 향토 백화점으로 명맥을 유지해 오다 지난 15일 투자 관련 업체로 경영권이 넘어간 대구백화점.

1944년 ‘대구상회’로 출발해 한 세기 가까이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국내 마지막 향토 백화점, 대구백화점(이하 대백)이 결국 창업주 일가의 손을 떠나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대백은 지난 15일 최대주주인 구정모 회장과 특별관계인 6명이 보유한 지분 25.82%를 투자회사인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에 223억 6천594만 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각은 단순한 지배구조 변경을 넘어, 대구 유통업계의 한 시대가 저물고 대규모 자산개발의 시대가 본격화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앞으로 대백이 마주할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오너 가문의 ‘완전한 포기’와 경영권 청산

지역 경제계가 가장 주목하는 점은 창업주 일가가 경영권과 지분을 모두 넘기며 ‘완전하게’ 손을 뗐다는 사실이다. 구 회장 일가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 전체를 청산하는 계약 구조로, 2대 주주나 우호 주주로 남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대백은 지난 2021년 동성로 본점 폐점 이후 자산 매각 무산과 공개 경쟁입찰 실패 등을 겪으며 자금난의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경영 지속에 한계를 느낀 오너 가문이 신속한 정리 수순을 밟은 셈이다. 오는 8월 2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교체가 완료되면 82년간 이어진 오너 경영 체제는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2천800억 부채와 891억 단기차입금, 어떻게 해결하나?

경영권은 넘어갔지만, 대백 법인이 안고 있는 무거운 채무는 고스란히 남겨진 과제다. 2025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대백의 부채총계는 약 2천837억 원에 달한다. 특히 매각 계약 체결을 보름 앞둔 지난 6월26일, 대백은 만기가 도래한 기존 장기차입금을 대환하기 위해 891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전환을 결정했다. 이는 자기자본(약 1천371억 원)의 65%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해당 차입금의 담보로 동성로 본점 부지와 신서동 토지 등이 묶여 있다. 구 회장 일가가 지분을 팔아 챙긴 223억 원은 개인의 몫이므로 대백의 빚을 갚는 데 단 1원도 쓰이지 않는다. 결국 이 무거운 부채를 상환하고 자금 흐름을 정상화하는 골치 아픈 채무 해결 방식은 온전히 새 주인의 몫이자 해결 과제로 남았다.

◆새 주인의 정체와 사업 방향-‘유통’에서 ‘부동산 개발’로

인수자로 나선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는 유통업계와 거리가 먼 투자 및 자산개발 목적의 법인(SPC 등)으로 파악된다. 대백 측 역시 “인수 측이 직접 본점 등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동성로의 상징인 본점 건물(2021년 폐점)의 활용 방안이 최대 관심사다. 최근 대구 중구청이 노후 청사 이전을 추진하며 대백 본점을 후보지 중 하나로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가가 요동치기도 했다. 새 주인은 상업·문화·행정이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부지를 개발하거나 중구청과의 매각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자산을 현금화하는 방향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본점 외에도 프라자점, 현대아울렛 대구점(임대 건물), 신서동 물류센터 등 대백이 보유한 노른자위 부동산의 가치는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수천억 원에 달한다. 새 경영진은 백화점이라는 비효율적 업력을 서서히 정리하고, 보유 부동산을 청산하거나 고수익 주상복합 개발 등으로 전환하는 ‘부동산 디벨로퍼’의 길을 걷게 될 공산이 크다.

구 회장 가문은 ‘헐값 매각’을 감수하며 출구를 찾았고, 새 주인은 막대한 부채를 안는 대신 동성로 핵심 요지를 포함한 알짜 부동산 자산의 통제권을 손에 넣었다. 향후 대백은 유통업체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점진적인 자산 청산 및 부동산 개발 회사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동성로 상권 활성화와 지역 부동산 시장 판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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