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4월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옥송이기자]
"삼성은 국민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노측에서도 (파업 강행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21일 이찬희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관련해, 대화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동시에 삼성의 사회적 위상을 언급하며 노조에도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4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이 위원장은 "근로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고 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노조의 선택적 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은 국민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기업의 발전에 관심 갖고 있는 국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파업 역시 그 파급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체계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최근 노조 측이 교섭 중단을 선언하면서 협상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체계다. 사측은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DS부문 실적과 연동한 추가 보상 방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유지하고 있다. 보상 기준을 둘러싼 시각차가 이어지면서 교섭 재개의 실마리도 아직 뚜렷하지 않은 분위기다.
노조는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사측은 사업장 점거 등 불법 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노조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 고소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사관계에 있어서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것이 형사 절차로 진행될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노사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권리가 조금 더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노노 간 인권 역시 지켜져야 할 기본권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활동의 권리 보장과 함께 내부 구성원 간 권리 역시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노조 활동과 관련해 특정 직원 명단을 관리했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회사가 관련 인물을 고소했다. 사측은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임직원 정보를 추출하고 공유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입장을 내부에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감위 차원의 대응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당장 개입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 아직 위법의 단계로 진입한 것은 전혀 없다"며 "위법 여부가 문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권한 밖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지켜보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노사 간 간극을 줄이기 위한 준감위 차원의 후속 논의와 관련해서는 내부 전문성 보강과 조직 개편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노사관계 전문성을 가진 위원들을 새로 위촉했고, 기존 노동소위를 인권노동소위원회로 개편했다"며 "향후 자문 그룹과 협의를 거쳐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준감위의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4기 준감위는 올해 2월 노동 정책 전문가인 김경선 위원과 기업 조직·인사관리 분야 전문가인 이경묵 위원을 신규 선임하며 노사 분야 대응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한편 노조는 오는 23일 경기도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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