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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네카토 뛰는데 카드사는 묶였다…비금융 진출 규제 완화 목소리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빅테크와의 규제 형평성을 맞추고 결제 데이터·AI를 활용한 비금융 사업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안] [뉴시안= 송서영 기자]빅테크와 핀테크가 결제...

네카토 뛰는데 카드사는 묶였다…비금융 진출 규제 완화 목소리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빅테크와의 규제 형평성을 맞추고 결제 데이터·AI를 활용한 비금융 사업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안]

[뉴시안= 송서영 기자]빅테크와 핀테크가 결제·금융·생활 서비스를 한데 묶은 플랫폼 생태계를 빠르게 넓히는 가운데, 카드사도 데이터와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비금융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와 업종 경계 소멸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카드사를 단순 결제업에 묶어두는 현행 규제 체계로는 금융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신용카드학회가 개최한 ‘2026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채상미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와 구조적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통계에 따르면 카드사의 순이익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18% 감소했다. 카드사 순이익을 2021년 100으로 환산하면 2025년 1분기에는 82 수준까지 낮아진다.

본업 수익성이 약화되는 사이 경쟁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빅테크는 결제에서 보험·대출로 영역을 넓히고 AI 초개인화와 커머스·콘텐츠 사업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있다.

해외 카드사들도 핀테크 M&A, B2B 결제, 슈퍼앱, 데이터 분석 사업 등으로 결제 밖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커머스·플랫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카드사만 여전히 규제 울타리 안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다.

# 데이터·AI 활용 길 열어야…소비자 혜택·소상공인 지원 확대

채 교수는 카드사 규제 완화가 필요한 이유로 빅테크와의 규제 형평성, 결제 데이터 활용 가능성, 해외 주요국의 규제 완화 흐름 등을 꼽았다.

우선 빅테크는 간편결제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에 자유롭게 진출하는 반면,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비금융·플랫폼 사업 확장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일부 부수업무와 겸영업무는 허용되지만 핵심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기에는 규제 장벽이 높아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도 카드사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채 교수는 카드사의 결제 트랜잭션 데이터가 월 평균 120억 건을 넘어서는 만큼, 카드사가 보유한 결제 데이터의 활용 가치가 크다고 봤다.

이를 마이데이터, 생성형 AI,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결합할 경우 소비자 편익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규제 완화의 기대 효과로는 수익원 다변화, 소비자 편익 확대, 소상공인 상생, 대안신용평가 고도화 등이 꼽혔다.

카드사가 결제·쇼핑·의료·여행·보험 등을 아우르는 원스톱 플랫폼으로 진화할 경우 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에 대응할 수 있는 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AI 기반 맞춤형 혜택 추천과 실시간 대안신용평가를 통해 중금리 대출 접근성이 높아지고, 금융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소상공인에게는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무담보 대출, 마케팅 인사이트 제공, 수수료 외 부가 수익 창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금융 소외계층에 대해서도 소비패턴, 통신, 유통 등 비금융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신용평가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비금융 진출 길 열되 건전성 장치 병행해야

해외 주요국은 이미 카드사의 플랫폼·데이터 사업 확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EU는 2026년 발효 예정인 PSD3를 통해 오픈뱅킹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결제 데이터 공유 의무를 강화하고 핀테크 간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싱가포르는 디지털 뱅킹 라이선스를 통해 플랫폼 금융 진출을 조건부로 허용하고 있으며, 그 결과 그랩파이낸셜 등 슈퍼앱 기반 금융 서비스가 성장한 사례로 제시됐다.

일본도 2023년 은행법·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비금융 겸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했다. 이를 바탕으로 SBI와 라쿠텐처럼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복합금융 플랫폼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사의 플랫폼·비금융 사업 진출 범위가 엄격히 제한돼 있다. 채 교수는 이 같은 규제 차이가 빅테크와 카드사 간 역차별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규제 완화가 곧 무제한적 사업 확장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채 교수는 리스크와 해결 과제로 건전성 관리, 사이버 보안, 금산분리 조화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봤다.

비금융 사업 확대에 따른 자산 건전성 훼손을 막기 위해 비금융 자산 비율 상한제를 도입하고, 사이버 보안 측면에서는 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 기반의 보안 거버넌스와 금융ISAC 연계를 통한 실시간 위협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산분리 원칙과의 충돌을 줄이기 위해서는 독립 자회사 구조로 방화벽을 유지하고, 사업 한도와 승인 기준을 명확히 해 규제 공백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가 소비자 후생과 금융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겨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카드사의 새 수익원을 열어주는 차원을 넘어, 결제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 소상공인 지원, 대안신용평가 등 생산적 금융 생태계와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업계의 규제 완화 요구는 업권 보호 논리라기보다 금융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가 금융과 생활 서비스를 결합하며 시장을 넓히는 상황에서 카드사만 결제업 틀에 머물 경우, 소비자 혜택 축소와 금융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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