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에 나서며 ‘AI 주권’ 확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핵심 대상은 네이버로, 데이터센터 확충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도입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네이버의 AI 데이터센터 증설 및 GPU 서버 도입 사업에 총 4천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을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금리는 3%대로 책정돼 민간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금융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종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네이버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고도화와 검색 서비스의 AI 전환을 위해 인프라를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최신 GPU 도입을 통해 연산 능력을 끌어올리고, 초대형 AI 모델 개발 경쟁에서 글로벌 빅테크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총 사업비는 약 9천억원 규모로, 이 중 상당 부분이 정책금융을 통해 지원된다. 재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과 정책금융기관이 함께 조성하며, 나머지 비용은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조달한다. 민관 협력 방식으로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정부가 이번 지원에 나선 배경에는 글로벌 AI 경쟁 심화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AI 시장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데이터와 연산 자원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통해 ‘소버린 AI’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특정 국가나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기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데이터센터와 GPU 인프라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원이 단순한 기업 투자 차원을 넘어 산업 정책의 방향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중심이었던 첨단 산업 지원이 AI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심의회에서는 반도체 관련 기업에 대한 지원도 함께 결정됐다. 충북에 위치한 반도체 테스트 장비 부품업체 쌤씨엔에스는 공장 증설을 위한 저리 대출을 받게 됐다. 해당 기업은 테스트 공정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 중견기업으로, 공급망 안정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는 AI와 반도체를 동시에 육성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AI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경쟁력, 반도체는 하드웨어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두 산업은 상호 보완적인 구조를 갖는다.
전문가들은 “AI 경쟁의 본질은 결국 연산 능력과 데이터 확보”라며 “이번 지원은 단순한 재정 투입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인프라 투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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