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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남은 GPS, 북은 러 위성항법 써…군사분계선 기준 달라 딴말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한국)과 ‘서울의 자작광대극’(북한)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30일 공개된 담화에서 “명백히 하지만 우리 군인들은 단 한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가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고 합동 현장조사를 하면서 발견한 북한 수지 반보병지뢰(플라스틱 재질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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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한국)과 ‘서울의 자작광대극’(북한)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30일 공개된 담화에서 “명백히 하지만 우리 군인들은 단 한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북한의 군사분계선 근처 철책 설치, 지뢰 매설 등이 군사분계선 이북에서 이뤄져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유엔사는 “(군사분계선) 북쪽에 방어 목적으로 지뢰를 매설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번 지뢰 폭발 사고 장소가 군사분계선 10m 이남이라, 영토 침범이고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한다. 유엔사도 이날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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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군사분계선 위치를 두고 한국, 북한, 유엔사가 다른 기준선을 갖고 있다. 김여정 부장의 주장도 남북의 군사분계선(MDL)이 다르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군사분계선이 남과 북, 유엔사 버전으로 3개가 존재하는 것은 흔히 휴전선이라고 하는 군사분계선에 철조망이나 장벽 같은 눈에 보이는 경계선이 없기 때문이다. 1953년 7월 정전협정에 따라 생긴 군사분계선은 한반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248㎞ 이어져 있다. 당시 1292개의 말뚝이 약 200~300m 간격으로 세워져 있었다. 말뚝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경계선’이 군사분계선인 것이다. 많은 사람이 휴전선 철조망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은 군사분계선 아래에 있는 남방한계선 철책이다. 정전협정은 군사분계선을 가운데 두고 양쪽 충돌을 막는 완충지역으로 남쪽 2㎞ 지점에 남방한계선을, 북쪽 2㎞ 지점에 북방한계선을 설정했다. 비무장지대는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사이의 폭 4㎞의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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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군사분계선상 말뚝은 낡아 대부분 사라지고 181개만 남아 있다. 1973년 군사분계선의 낡은 말뚝을 교체하는 한국군을 북한이 공격해 남북 간 포격전이 벌어졌고 유엔군사령관은 군사분계선 말뚝 수리를 전면 금지시켰다. 50년 넘게 방치된 말뚝은 자연 풍화됐다. 지금 남은 181개 말뚝 사이의 간격은 평균 2㎞ 안팎이라 군사분계선을 알려주는 기능은 완전히 상실됐다.

강원도 철원 지역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민통선 지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바람의 길목 DMZ’ 전시물.

한국군은 군사분계선 말뚝을 우선 적용하되, 말뚝 식별이 어려울 경우 군사지도 군사분계선 좌표선을 적용하고 있다. 최전방 부대에서는 일단 확인이 가능한 말뚝을 기준으로 큰 바위 같은 눈에 띄는 지형지물을 참고해 눈대중으로 군사분계선을 지도나 상황판에 그려 사용한다. 이 때문에 최전방 부대가 비무장지대에서 작전할 때는 정확한 군사분계선을 찾는 데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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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북한군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작전을 할 때 나침반을 들고 오는데 자신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느라 고생하는 경우가 관측되곤 한다”고 말했다.

군사분계선은 위성항법장치(GPS) 좌표로도 확인하기 어렵다. 한국군은 지피에스 위성항법체계를 사용하고 북한은 러시아 위성항법체계(글로나스)를 사용하기에 같은 곳을 두고도 좌표값이 다르게 나온다.

한국이 지뢰 폭발 사고를 북한의 ‘월선’ 도발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끌어내려면 지뢰 폭발 지점이 군사분계선 남쪽이란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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