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더페어] 최준규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촉발된 이란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재돌파하고 공급망 마비 우려가 확산되자 증권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포함한 초강경 대응을 선언하면서 국제 유가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급등하며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 ‘물가 상승→금리 인상’ 악순환 우려…기술주 직격탄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인플레이션의 재점화다. 유가 급등이 실물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거나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증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등 주요 지수가 유가 급등 여파로 급락 마감한 데 이어 13일 코스피 역시 하락 출발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급등(1,490원대)이 동시에 발생하는 '쌍둥이 악재'가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 에너지·식량주는 ‘강세’ vs 반도체·자동차는 ‘울상’
증시 내 종목별 희비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란 사태 장기화 우려에 따라 에너지 안보의 대안으로 부상한 원자력 발전 관련주와 곡물·비료 등 식량 안보 테마주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글로벌 물류망 차질과 소비 위축 우려로 인해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수출 대형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전문가들 “사태 장기화 시 구조적 리스크 전이 가능성”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퇴로가 불분명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아 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로 전이될 경우 증시의 추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공포 심리에 따른 저가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온 만큼 사태의 극적 타결 가능성을 염두에 둔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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