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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김준영 토마토며느리 대표, 고향에서 키운 꿈 '스마트팜'으로 미래를 열다

농업은 자연과 시장이라는 두 변수와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산업이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도 가격이 떨어지면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인력 부족과 기후변화 역시 농업인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작물의 위험을 분산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농들이 있다.

김준영 토마토며느리 대표, 고향에서 키운 꿈 '스마트팜'으로 미래를 열다

김준영(41) 토마토며느리 대표.

농업은 자연과 시장이라는 두 변수와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산업이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도 가격이 떨어지면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인력 부족과 기후변화 역시 농업인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작물의 위험을 분산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농들이 있다. 무주 안성면에서 스마트팜 토마토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준영(41) 토마토며느리 대표다. 김 대표를 만나 변화하는 농업 현장의 현실과 청년농으로서의 고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도시에서 고향으로, 농업인의 길을 선택하다

무주군 안성면에서 토마토와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김준영 대표는 올해 41세 청년농업인이다. 대전에서 직장생활과 통신판매업을 하던 김 대표의 귀농은 단순히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선택이 아니었다. 부모님의 농사를 돕는 과정에서 농업의 현실을 직접 마주했고,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추구하고 자녀에게 보다 나은 성장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해지면서 농촌에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2015년 9월 대전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부모님이 계신 무주 안성면으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농사를 거들며 현장에서 하나씩 배웠다.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은 약 4년은 농업의 기본을 익히는 시간이자 지금의 농업경영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경험이 됐다.

"어릴 때부터 농촌에서 생활했지만 직접 농사를 책임지고 지어본 것과는 달랐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현장에서 배운 경험이 지금까지도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경험에 교육을 더해 전문농업인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토마토의 병해 원인과 재배방법을 보다 정확하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농업기술센터의 안내를 받아 농식품인력개발원 토마토 마이스터 과정에 참여했고,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파종부터 수확까지 토마토 재배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배웠다. 교육과 농장 견학을 통해 얻은 지식은 현재 토마토 재배의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당시 알게 된 전북지역 토마토 농가들과는 지금도 모임을 이어가며 재배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현재 토마토 2400평, 사과 4500평, 수박 1500평, 두류와 녹비작물 등 약 5000평의 농사를 짓고 있다. 토마토 농장은 토경재배와 스마트팜 시설을 함께 운영하며, 매일 아침 가장 먼저 토마토의 생육상태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힘든 순간도 있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도 제값을 받지 못할 때다. 김 대표 역시 인삼 재배를 통해 농산물 가격의 위험성을 경험했다.

인삼 작황은 좋았지만 전국적으로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비 대비 적자를 봤다. 이 경험은 이후 농업경영 전략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한 품목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작물을 재배해 위험을 분산하기로 한 것이다. 김 대표는 매년 1월 아내와 함께 한 해 농사를 계획한다.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재배방법과 준비사항은 무엇인지 달력에 기록하고 수확과 정리까지 한눈에 관리한다.

"농업은 날씨와 시장 상황에 따라 매년 결과가 달라집니다. 한 작물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다른 작물에서 소득을 얻을 수 있다면 다음 농사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수확한 토마토.

△새로운 기술과 도전으로 농업의 한계를 넘다

김 대표는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팜 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과농장에는 일소피해 저감시설과 관수시설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사과 일소피해가 심했던 시기에 저감시설을 설치해 피해를 줄이고 재배환경을 안정화했다. 휴대전화로 관수시설을 조작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은 노동력 절감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는 토마토 재배에서 재식거리를 좁혀 심는 '밀식'에도 도전했다. 생산성을 높여보기 위한 시도였지만 기대만큼 큰 과실이 크게 자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를 실패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올해 경험을 통해 적정한 재식밀도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습니다. 내년에는 기존 방식으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농업에서는 성공뿐 아니라 실패 역시 다음 농사를 위한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는 것이다.

선별 작업하는 김준영 토마토며느리 대표.

△가장 큰 고민은 '사람'과 '기후'

현재 김 대표가 농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인력 확보다. 농장 규모가 커질수록 적기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인력이 부족하거나 경험이 부족한 경우 노동시간과 비용이 함께 늘어난다.

기후변화도 농업의 중요한 변수다. 김 대표는 지역의 기후와 농업환경을 충분히 고려한 뒤 작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업은 날씨로 시작해서 날씨로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기후와 농업환경을 먼저 살피고 그에 맞는 작물을 선택해야 합니다."

청년농업인과 귀농·귀촌인에게 전하는 조언이기도 하다.

△10년 뒤, 첨단온실 3000평을 꿈꾸다

김 대표의 농업은 현재에 머물러 있지 않다. 앞으로 10년 안에 3,000평 규모의 첨단 온실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농지를 확보하고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주요 소득은 토마토와 사과에서 나온다. 토마토는 공판장으로 전량 출하하고, 사과는 공판장과 지역농협, 개인판매를 병행한다. 수박은 포전거래, 두류는 지역농협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농업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인력 부족, 농산물 가격 불안, 기후변화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경험과 기술, 작물의 다양화, 스마트농업을 통해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은 부모님에게서 배운 농사 경험에 자신의 기술과 경영방식을 더하며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저에게 토마토 재배는 기회이자 선물과도 같은 작물입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청년농부의 농장은 오늘도 10년 뒤의 미래를 향해 자라고 있다.

박성희 농촌지도관.

"기후위기의 극복, 고랭지 스마트팜에 있다"

△박성희 전북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관

고랭지 농업은 해발고도가 높아 여름철에도 서늘하고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이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해발 400~600m 이상을 고랭지로 분류하며, 전북에서는 남원·장수·진안·무주 일부 지역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평야지와 차별화된 기후 조건을 활용해 여름철에도 높은 경쟁력을 지닌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고랭지의 대표 작물은 배추와 무지만,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전북의 농업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 고온 지속으로 포도 주산지가 평야지에서 고랭지로 이동하고 있고, 저온성 작목인 상추도 고랭지 특화작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여름딸기는 서늘한 기후와 큰 일교차를 활용한 대표적 틈새작목으로 여름철 최고의 과일이 되고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이상고온 등 기후 변동성은 이미 농업 현장의 생산성과 품질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기존 재배 적지가 바뀌고 병해충이 늘면서 농업은 새로운 대응 방식을 요구받고 있다. 이제는 기후를 단순히 ‘극복하는’ 농업에서 벗어나, 지역의 기후 특성을 ‘적극 활용하는’ 농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랭지 스마트팜’의 활용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7~8월 평야지에서 생산량이 급감하는 토마토, 파프리카 같은 작목을 고랭지에서 재배하면서 출하 시기를 다변화하고 여름철 틈새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공급 부족 시기에 고품질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다면, 농가는 높은 단가 형성을 통해 새로운 소득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팜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물의 생육환경을 정밀 관리하는 기술이다. 고랭지의 서늘한 기후에 스마트팜을 접목하면 급격한 기온 변화와 폭우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품질과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자동 관수와 환경제어는 노동력을 줄여 청년농업인의 농업 정착 의지를 높여 안정적으로 영농현장에 연착륙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기술만으로 고랭지 농업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규모화된 생산단지 조성을 시작으로 공동선별·공동출하 활성화, 학교급식·로컬푸드·온라인 직거래 등 다양한 판매망 확보와 함께, 생산·유통·가공을 연계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괄체계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고랭지는 단순히 고지대에 있는 농경지가 아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전북 농업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지역 자산이자 미래의 생산기지다. 고랭지의 천혜 환경과 스마트팜 기술이 만날 때 기후변화의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도약의 공간이 될 것이다. 고랭지의 가치를 살리는 역할을 청년농업인의 섬세하고 계획적인 추진력으로 우리 전북특별자치도 농업의 미래를 밝게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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