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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 간판은 '힐링 마사지', 장부에는 '코스별 후기'…스웨디시를 삼...

네온 불빛이 번쩍이는 새벽 1시 40분, 광주 번화가 골목 깊숙이 자리한 4층 건물. ‘스웨디시 전문 | 풀바디 릴랙스’라는 빨간 간판이 희미하게 깜빡인다. “건전 마사지”라는 문구는 이미 수십 번이나 봐서 식상할 지경이지만, 실제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기가 달라진다.

[기획] 간판은 '힐링 마사지', 장부에는 '코스별 후기'…스웨디시를 삼...

자료사진. AI 생성 이미지.

[공감신문] 신선미 기자=네온 불빛이 번쩍이는 새벽 1시 40분, 광주 번화가 골목 깊숙이 자리한 4층 건물. ‘스웨디시 전문 | 풀바디 릴랙스’라는 빨간 간판이 희미하게 깜빡인다. “건전 마사지”라는 문구는 이미 수십 번이나 봐서 식상할 지경이지만, 실제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기가 달라진다.

카카오톡으로 15만 원 풀코스를 예약하고 건물 현관문을 밀고 들어서자, 계단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달콤한 오일 향이 코를 찌른다. 2층 문을 두드리자,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직원이 문을 살짝 열고 미소 짓는다. “안녕하세요~ 처음 오시죠? 신발 벗고 들어오세요.”

로비는 좁고 조명이 일부러 어둡게 설정되어 있다. 벽에는 ‘스웨디시 90분’ 가격표와 함께, 관리사들의 흐릿한 사진이 붙어 있다. 여직원은 나를 305호로 안내하며 속삭이듯 말한다. “오늘은 24살 민서가 담당할 거예요. 샤워 먼저 하시고 편하게 누워만 계시면 돼요.”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진한 바닐라+자스민 오일 냄새가 확 밀려온다. 5평 남짓한 공간에 킹사이즈 침대 하나, 작은 스피커에서 낮은 R&B 음악이 흘러나오고, 천장에는 분홍빛 간접조명이 은은하게 퍼져 있다. 침대 위에는 새하얀 타월과 윤기 나는 오일 병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샤워실에서 뜨거운 물로 몸을 씻고 나오자, 문이 살짝 열리며 그녀가 들어온다. 검은색 레이스 슬립 원피스, 속옷 라인이 선명하게 비치고, 긴 머리를 한쪽으로 넘긴 채 부드럽게 웃는다. “안녕하세요, 민서예요. 오늘 풀바디 스웨디시로 해드릴게요. 최대한 편안하게 해드릴 테니까 긴장 풀고 누워만 계세요.”

그녀는 손에 오일을 듬뿍 덜어 양손을 비비며 시작한다. 처음엔 정말 프로페셔널하다. 어깨와 등 근육을 깊숙이 누르며 풀어주는 손놀림이 제법 세고 정확해서, “아… 여기 진짜 많이 뭉쳤네요” 하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등에서 허리, 엉덩이까지 내려오며 압력을 점점 높인다. 오일이 피부 위에서 미끄러지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운다.

그러나 12~13분쯤 지나자 분위기가 서서히 바뀐다. 타월을 살짝 걷어내며 허벅지 안쪽을 오가던 손길이 점점 느려지고, 더 깊숙이 파고든다. “여기… 많이 예민하시네요?” 하며 살짝 웃는 숨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그녀의 몸이 점점 내 몸 위로 가까워지면서, 가슴이 등에 살짝 스치기 시작한다.

“추가로 Y존 케어 해드릴까요? 5만 원만 더 주시면 특별하게 풀어드릴게요…” 목소리는 달콤하고, 손은 이미 그쪽으로 향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마사지’라는 이름표는 완전히 벗겨진다. 오일로 번들거리는 손이 대담하게 움직이고, 그녀는 고객의 반응을 하나하나 살피며 수위를 조절한다. “더 세게 해드릴까요? 아니면… 부드럽게 천천히?”

방 안 공기는 점점 무거워진다. 오일 냄새, 땀 냄새, 그리고 점점 커지는 숨소리가 뒤섞인다. 그녀는 몸을 완전히 붙인 채로 귀에 대고 속삭인다. “손님 오늘 많이 지치신 것 같아요… 제가 다 풀어드릴게요.”

시간이 흐를수록 손길은 점점 노골적으로 변하고, 유사성행위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90분 코스는 순식간에 풀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된다. 침대 시트가 오일과 땀으로 축축해지고, 음악 소리보다 두 사람의 숨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

끝나고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민서는 땀에 젖은 얼굴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늘 정말 좋았어요. 다음엔 이벤트로 10만 원에 풀코스 해드릴게요. 꼭 다시 와주세요.”

계산은 현금으로, 영수증은 없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뒤를 돌아보니 또 다른 남자가 2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같은 시간, 같은 냄새, 같은 유혹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곳은 대한민국 수많은 도시의 밤거리에 ‘스웨디시 마사지’라는 간판을 걸고 당당히 영업 중이다. 겉으로는 건전한 릴랙스 테라피를 외치지만, 문을 닫는 순간부터 오일과 살 냄새, 속삭임, 그리고 돈으로 거래되는 육체의 온기가 시작된다.

한 번 들어가면 ‘추가 옵션’이라는 달콤한 말 한마디에, 처음 계획했던 15만 원은 순식간에 25만 원, 30만 원까지 불어난다. 그리고 나오는 순간, 만족감과 동시에 묘한 허탈함과 죄책감이 뒤섞여 가슴을 누른다.

이게 바로 스웨디시 마사지를 빙자한 성매매 업소의 진짜 얼굴이다. 어둡고, 뜨겁고, 달콤하면서도 위험한 — 여기까지가 스웨디시 마사지 이면 세계.

스웨디시 마사지. 취재진에 따르면 실제 의상은 AI로 생성한 위 사진의 수위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AI생성 자료사진.

'스웨디시 마사지'라는 이름은 원래 19세기 스웨덴에서 체계화된 서양식 전신 마사지 기법을 가리킨다. 근육의 결을 따라 긴 스트로크로 압박과 이완을 반복하는 정통 기법으로, 물리치료와 스포츠 의학에서 널리 활용되는 합법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이 이름은 성매매 업소의 가장 흔한 위장 간판으로 전락했다. '건전 마사지'라는 표현 자체가 업계 안에서는 마사지의 마무리 단계에서 성적 서비스가 포함돼 있음을 의미하는 은어로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합법적 마사지업에 종사하는 사업자들은 이러한 불법 업소의 범람으로 인해 정당한 영업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불법 업소들의 운영 구조는 과거 집결지의 유리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집결지가 특정 골목에 물리적으로 밀집해 있었다면, 스웨디시 위장 업소는 도심 곳곳의 오피스텔, 주상복합, 심지어 주거용 아파트 내에 분산돼 있다. 예약은 전화나 채팅앱을 통해 이뤄지고, 결제는 현금 또는 계좌이체로 처리된다. 업소 이름은 수시로 바뀌고, 위치도 단속 정보가 감지되면 하룻밤 사이에 옮겨간다. 하나의 운영 조직이 여러 오피스텔에 동시에 방을 잡아놓고 '멀티룸' 형태로 영업하는 사례도 경찰 수사에서 다수 포착됐다. 서울경찰청 풍속수사팀이 마포구 일대에서 단속한 사건에서는 단일 지역에서 시작된 수사가 압수된 영업용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다수 업소까지 연쇄적으로 드러나 수사 범위가 확대된 사례가 보고됐다.

경찰의 단속 방식도 과거와 질적으로 달라졌다. 인천경찰청 풍속수사팀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수사는 단순히 현장에 들이닥쳐 영업 중인 업소를 적발하는 수준이 아니다. 수개월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된 정밀 수사의 일환으로, 먼저 오피스텔 내 성매매 업소들을 특정하고 장부와 통신자료, 휴대전화를 확보한 뒤, 주변 인물에서 중심 인물로 단계적으로 포위망을 좁혀가는 방식이다. 업소에서 압수한 장부에는 이용자의 이름이나 연락처뿐 아니라 직업, 방문 시 선택한 '코스', 결제 금액, 심지어 종사 여성이 남긴 이용자에 대한 평가까지 기재돼 있다. 이 장부와 통신기록, 계좌이체 내역이 교차 검증되면서, 현장 단속 당시에는 업소에 없었던 이용자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 구조다. 업소가 적발된 지 몇 달 뒤에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는 이용자가 속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불법 구조의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큰 위험을 떠안는 것은 종사 여성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업소 운영자에게 고용된 형태로 일하며, 수익의 상당 부분을 운영자에게 넘겨야 한다. 일부 업소에서는 여성들에게 선불금을 지급한 뒤 이를 빌미로 이탈을 막는 구조가 여전히 작동한다. 업소 간 이동이 잦고, 하나의 업소가 단속되면 다른 업소로 즉시 '배치'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서울과 인천의 풍속수사팀이 집중 단속에 나서면서 적발이 늘고 있지만, 중개 플랫폼 운영자는 해외 서버를 이용해 추적을 피하고 있어 성산업의 이익 사슬 꼭대기에 있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마사지 예약 전문 앱이나 특정 커뮤니티를 통해 업소 정보가 공유되고, 이 앱의 서버 자체가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웨디시 위장 업소의 범람은 정당한 마사지 산업 종사자들에게도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국가 공인 자격증을 취득하고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마사지 치료사들은 '스웨디시'라는 단어 자체가 성매매의 은어로 인식되는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실제로 합법 마사지숍에 대한 고객의 불신이 커지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일부 합법 업소는 아예 '스웨디시'라는 용어의 사용을 포기하고 '근막이완'이나 '딥티슈' 등으로 명칭을 바꾸는 실정이다. 불법 업소와 합법 업소의 외형적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소비자도 혼란에 빠지고 정당한 사업자도 피해를 입는 이중의 시장 교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법적 처벌 수위는 명확하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르면,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업주나 관리자에게는 같은 법 제19조가 적용돼,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장소를 제공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영업으로 행하거나 대가를 지급받은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성매매 알선으로 얻은 수익은 몰수 대상이며, 몰수가 불가능하면 상응하는 금액을 추징할 수 있다. 인천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의 최근 단속에서는 업주 구속과 함께 수십억 원 규모의 범죄수익 동결 및 추징이 이뤄진 사례도 보고됐다. 그러나 이용자에 대한 처벌은 대부분 벌금형이나 기소유예에 그치고 있어, 수요 차단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존재한다.

더 교묘해진 것은 단속 이후 파생되는 2차 범죄다. 경찰 단속을 빙자해 업소 이용자에게 전화를 걸어 성매매 동영상을 보유하고 있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협박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사실을 알리겠다는 위협에 앞뒤 재지 않고 거액을 송금하는 피해자가 적지 않으며, 일부 조직은 해킹 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추가 탈취하는 수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성매매라는 행위의 은밀성이 곧 2차 범죄의 온상이 되는 구조다. 불법 업소에서 비밀리에 촬영된 영상이 실제로 유포 협박에 사용되는 사례도 있어, 성매매 이용자 자체가 착취와 범죄의 연쇄 고리 안에 놓이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스웨디시 위장 성매매 업소의 범람은 집결지 폐쇄 이후 성산업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유리방의 홍등은 꺼졌지만, 오피스텔의 현관 비밀번호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간판은 '힐링'과 '케어'를 내걸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착취 구조의 연장선이다. 경찰의 기획수사가 장부와 통신기록을 통해 포위망을 좁히고 있지만, 중개 플랫폼의 해외 서버 이전과 업소의 신속한 위치 이동이라는 기술적 장벽 앞에서 수사 자원의 한계는 명확하다.

15년 이상 성매매 방지 현장에서 활동해온 서울 소재 성매매피해상담소의 부소장은 "집결지 시절에는 골목 하나를 차단하면 물리적으로 영업을 막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오피스텔 한 동에 업소가 세 곳이 있어도 같은 층 주민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스웨디시라는 합법적 이름 뒤에 숨은 불법 구조를 근절하려면, 중개 플랫폼에 대한 통신사 차원의 접속 차단과 건물주의 알선 방조 책임 강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시급한 것은 이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착취 구조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출구를 만드는 것"이라며 "간판을 바꿔 달고 주소를 옮기는 것은 업주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그 안에 갇힌 여성에게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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