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BTS 공연 경제효과 기대
도심 통제·시민 불편 논란 확산
공권력 비용 부담 주체 쟁점
오는 21일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 앞에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조형물이 광화문 앞에 등장했다. 오는 21일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기념 광화문 공연을 위한 무대다. 글로벌 아이돌로 자리 잡은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은 세계인의 이목을 한국으로 집중시키고 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는 최대 26만명 규모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공연을 보기 위해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면서 증권가에서는 약 3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관광·교통·숙박·외식 등의 소비 전망치를 더하면 3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BTS노믹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기대감 이면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과도한 공권력 투입에 대한 불만이 쇄도하고 있어서다. 광화문은 도심 한복판의 대표적인 공공장소다. 이를 한 가수의 공연 개최를 이유로 집회가 제한되고, 경찰 약 6500여명과 소방인력 800여명이 투입된다. 재난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적 차원에서의 소방 활동이 필요하다고 소방청장이 인정하는 경우 인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는 하나, 단일 민간 공연을 국가적 행사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연 전 33시간 동안 광화문부터 시청 구간까지 전면 통제되며 주요 지하철역도 무정차로 운영된다. 영리 목적의 행사로 공공장소를 수일간 통제하고 막대한 경찰 인력을 투입하는 건 지나친 공권력 남용이며 일부 팬덤의 축제에 일반 시민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하냐는 불만도 쏟아진다.
이는 사실상 도심의 일상 기능이 일정 시간 동안 정지되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그로 인한 불편과 비용은 결국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주요 도로와 보행 동선이 통제되면서 출퇴근길은 평소보다 훨씬 길어지고, 예기치 못한 우회로 이용에 따른 혼잡도 커진다. 인근 상권 역시 유동 인구 변화와 접근성 저하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경찰과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일대 31개 건물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일부 출입구를 폐쇄하는 한편 옥상과 고층부에 대한 접근 제한을 요청했다. 인근 상업시설인 KT웨스트 사옥은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건물 전체를 폐쇄하기로 했으며, 내부에 입점한 식당들도 영업을 중단한다. 또 공연 당일 예식이 예정된 프레스센터의 경우 하객을 대상으로 핸드스캐너를 활용한 보안 검색까지 실시하는 등 통제가 대폭 강화된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만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다만 문제는 비용 부담의 주체다. 하이브와 방탄소년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상업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동원되는 대규모 경찰력 투입 비용은 전적으로 국민 세금에 의존하고 있다. 현행 제도는 대형 공연에 일정 수준의 안전관리비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이는 민간 경호나 운영 인력에 한정될 뿐 국가 공권력 투입 비용은 포함하지 않는다. 즉 주최 측에 해당 비용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부재한 상황이다. 반면 독일 등 일부 국가는 통상 수준을 초과하는 경찰력에 대해 행사 주최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방식이 이미 제도화돼 있다.
물론 이번 공연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 해외 관광객이 유입되고 서울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다는 점은 단순한 숫치로 환산하기 힘든 국가적 이득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백화점·면세점·편의점 등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광화문 공연을 기념해 BTS를 전면에 앞세운 마케팅으로 ‘BTS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침체된 내수 경기 속에서 소비를 촉진하고 관광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 효과가 공공성 훼손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공공 자원 투입 비용을 국민이 분담하는 구조 역시 짚어볼 문제다.
앞으로 이 같은 대형 이벤트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제는 단순한 흥행 성과를 넘어 공공장소 활용의 기준과 원칙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효과와 시민의 일상이 충돌할 때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BTS노믹스’는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그러나 그 이면까지 함께 보지 않는다면 도시는 같은 논쟁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BTS노믹스= 방탄소년단(BTS)의 글로벌 영향력으로 관광·유통·콘텐츠·금융 등 산업 전반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의미한다. 공연·음반·스트리밍 소비 증가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입, 항공·숙박 수요 확대, 굿즈 판매, 브랜드 협업, 국가 이미지 상승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유사한 사례로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Eras Tour’가 공연 개최 도시의 호텔·외식·교통 매출을 끌어올리며 ‘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라는 신조어를 낳았고, 비욘세의 월드투어 역시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로 주목받은 바 있다.
BTS 공연 준비로 광화문 광장 도로가 통제된 모습 /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둔 18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공연일 당일인 21일 단축 영업 공지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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