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호조 속 주가는 ‘바닥’…최근 비스토스 인수한 뒤 ‘승자의 저주’ 우려
이선종 거쳐 간 전 직장들 상장폐지 잔혹사…‘무자본 M&A’ 연루 의혹도
코너스톤네트웍스 거래 ‘이면계약·허위 수수료’ 의혹…주주 법적 대응 예고
씨유메디칼 원주 공장 전경. (사진_씨유메디칼)
내실 있는 의료기기 전문 코스닥 상장사로 평가받는 (주)씨유메디칼시스템(이하 씨유메디칼)이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회사의 견고한 실적과 달리 주가는 장기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이사회 총책임자의 과거 불투명한 자본시장 이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과거 그가 거쳐 간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폐지된 잔혹사가 조명되면서, 이번에는 과거 거래 기업 주주들이 그를 상대로 집단 법적 대응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씨유메디칼은 2022년부터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이어왔다. 2025년도 감사보고서 기준 매출액은 약 480억 원, 영업이익은 약 100억 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20%를 상회하는, 이른바 ‘알짜’ 코스닥 기업이다. 최근에는 상장사인 (주)비스토스를 220억 원에 인수하며 세를 불렸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반응은 역행하고 있다. 비스토스는 지난해 11월 인수계약 당시 1700원 선이던 주가가 최근 800원대까지 반토막이 났다. 씨유메디칼 역시 2020년 말 2500원대였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 액면가(500원) 안팎을 오르내리는 이른바 ‘동전주’ 신세다. 시장에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이 왜 시장에서 외면받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 중심에는 씨유메디칼의 이사회의장이자 실질적 최대주주인 (주)대광네트웍스의 이선종 대표가 있다.
“베일 속 의장님”…거쳐 간 곳마다 ‘상장폐지’ 잔혹사
이선종 의장은 씨유메디칼 총괄사장과 대광네트웍스 대표, 그리고 새로 인수한 비스토스의 대표이사까지 겸임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보고서상 그의 이력은 대부분 2020년 이후에 집중되어 있어 베일에 싸여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본지 취재 결과, 이 의장의 과거 자본시장 행적은 순탄치 않았다. 과거 공시 등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9년 상장폐지된 ‘PW제네틱스’에서 9storm 전 대표이자 자르테크 이사 자격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기업은 상장폐지 이후 증권사 임원 등이 연루된 대규모 횡령·배임 사건으로 다수의 임원이 구속된 바 있다.
이후 그가 임원으로 재직한 것으로 알려진 ‘엔빅스(주)’ 역시 2011년 무자본 M&A에 따른 횡령·배임 사건이 터지며 임직원들이 구속기소되고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의장 역시 당시 엔빅스 사태와 깊숙이 연루되어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코너스톤네트웍스’ 파산의 서막…이면계약과 의혹의 위탁경영
이 의장이 다시 자본시장에 전면 등장한 것은 2016년 무렵이다. 그는 개인회사인 대광글로벌(현 대광네트웍스)을 통해 비상장사 ‘휘라포토닉스’를 인수했다. 이후 2018년 코스닥 상장사였던 (주)이디(이후 코너스톤네트웍스로 사명 변경)에 이 회사를 약 60억 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이 매각 과정을 두고 당시 상장사 거래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정황들이 유출되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당시 양측은 일부 이면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되어 자금난을 겪던 코너스톤네트웍스가 계약 이행을 지연하자, 대광네트웍스 측은 “이면계약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통보하겠다”며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유지에 치명타를 입을까 우려한 코너스톤네트웍스는 결국 대응하지 못한 채 수십억 원을 사실상 몰취당했다는 것이 제보의 골자다.
이선종 이사회 의장(가운데)이 원주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_씨유메디칼)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자금의 성격이다. 대광 측은 계약 지연에 따른 위약벌 명목으로 돈을 가져가는 대신, 6개월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허위 위탁경영수수료’를 청구해 수십억 원을 받아 간 것으로 처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휘라포토닉스 관계자는 “이 의장이 이면계약이 이행될 때까지 코너스톤네트웍스 임직원들의 회사 접근을 철저히 차단했다”며 “당시 글로벌 대기업과의 비즈니스를 핑계로 해외법인 공장 증설 투자를 요구해 코너스톤 측으로부터 수십억 원을 받아갔으나, 해당 사업은 진행조차 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투자된 상장사 자금은 공장 증설과 무관하게 사용됐으며, 사업이 무산됐음에도 관련자들에게는 수억 원의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등 석연치 않은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이 의장의 홍콩 현지 법인이 관여했다는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개미들만 피눈물…“도덕성 검증 시급” 법적 조치 임박
결과적으로 이 의장 측과 거래했던 코너스톤네트웍스는 수십억 원의 투자금을 전액 손실 처리했고, 거래가 종결된 2020년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 끝에 상장폐지되어 현재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는 공중분해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갔다. 이에 격분한 코너스톤네트웍스 주주 등 피해자들은 최근 대광네트웍스와 이 의장을 상대로 대규모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최근 자본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부실 상장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상장사 경영진의 도덕성과 과거 행적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지는 씨유메디칼과 비스토스의 실질적 키를 쥔 이선종 의장을 둘러싼 과거 경영 행태와 자금 흐름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코너스톤네트웍스 및 휘라포토닉스 전·현직 임직원 등 관련자 인터뷰와 추가 제보를 바탕으로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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