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작가가 영상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기억할 수 없는 기억' 연작 시리즈
인간은 모두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지만 그 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김태준 작가는 바로 이 '기억할 수 없는 기억'에서 이번 전시의 출발점을 찾았다.
교동미술관 2관에서 오는 28일까지 김태준 작가의 '기억할 수 없는 기억' 연작 'LIFE IS ART'가 열린다.
전시에서는 인간 존재의 시작과 기억, 시간의 흐름을 주제로 한 드로잉과 영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는 나이를 먹고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나는 어머니 뱃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품게 됐고, 누구나 경험했지만 기억할 수 없는 태아 시절을 상상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 속 존재들은 웅크리거나 앉아 있고, 때로는 나무를 끌어안거나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태아를 연상시키는 형상이지만 단순한 재현이 아닌 인간 내면의 불안과 고독, 생명의 근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들이다. 절제된 연필선과 여백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도록 이끈다.
전시에는 새롭게 제작한 드로잉과 영상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영상 작품은 작은 알이 갈라지며 하나의 생명체가 탄생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기억할 수 없는 기억' 연작 시리즈
이후 성장과 사회 진입, 관계 형성, 갈등과 시련 등 인간이 살아가며 마주하는 다양한 과정을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다. 생명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삶의 굴곡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작가는 인간 존재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또 다른 영상 작품은 독일 유학 시절 촬영한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중첩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이미지를 한 화면에 배치해 세월의 흐름과 기억의 축적 과정을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화면은 시간의 변화 속에서도 이어지는 개인의 정체성과 삶의 흔적을 드러낸다.
김 작가는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관람객 각자의 해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작품은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 스스로 느끼고 해석하는 것"이라며 "작품을 통해 각자의 기억과 삶을 떠올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드로잉과 영상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인간 존재의 시작과 시간, 기억의 의미를 사유하게 하는 자리다. 작가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질문이 관람객들의 삶과 기억으로 확장되며 공감의 지점을 만들어낸다.
김태준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한 뒤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수학하며 사진과 뉴미디어 분야로 작업 영역을 넓혀왔다. 1999년 독일 카셀 조형예술대학 대학원 석사를 마쳤고, 현재는 중국 사천미술학원에서 뉴미디어 관련 분야를 가르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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