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본사 전경 /사진 제공=GS
GS그룹의 수익성은 정유·화학 계열사인 GS칼텍스의 실적에 상당 부분 연동되는 구조다. 정유 사업 특성상 글로벌 유가와 거시경제 흐름에 따라 실적이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수요 회복 등이 겹친 고유가 시기를 맞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이후 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으면서 그룹의 수익성도 위축됐다. 정유 사업의 사이클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대목이다.
재계 순위 10위, 외형 성장 정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말 기준 GS그룹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GS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80조4230억원으로 올해 재계 순위 10위를 유지했다. 공정자산은 대기업집단 일반 계열사의 자산총액과 금융 계열사의 자본총액을 더한 수치다.
GS그룹은 2022년 말까지만 해도 공정자산 기준 재계 순위 8위였다. 그러나 2023년 말 HD현대에 자리를 내주며 9위로 밀렸고 2024년 말에는 농협에 밀려 10위로 한 계단 더 하락했다. 비슷한 순위권에 있던 한화그룹, HD현대그룹, 농협 등의 공정자산총액이 꾸준히 상승한 반면 GS그룹은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이는 정유업에 크게 의존하는 GS그룹의 수익 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GS칼텍스는 2022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3조9795억원을 냈으며 이 중 정유 부문이 3조435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당시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제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따른 연료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이후 글로벌 및 중국의 수요 둔화와 OPEC+의 감산 연기 등으로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유가와 정제마진이 악화했고 GS그룹의 실적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 등에 따른 유가 상승이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기인한 결과다. 원유 수급 불안과 수출 통제로 인한 일시적인 정제마진 강세에 실적이 좌우되다 보니 자체적인 외형 성장보다는 업황 사이클에 기대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대외 환경이 악화할 경우 언제든 그룹 전체의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의 기업가치가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속에서 주요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와 주가 상승이 동반되고 있지만 GS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 GS그룹은 공정자산 기준 재계 10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8일 대기업 그룹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22위에 머물러 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 재가공
석유화학 업황 부진, 수익 다각화 필요
GS칼텍스는 정유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석유화학 부문의 올레핀 생산 시설(MFC) 건립에 약 2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과거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일시적으로 재무 건전성 지표가 저하되기도 했으나 투자가 일단락된 이후 견조한 현금 창출이 이어지며 차입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더딘 상황이다. 중국발 증설 누적에 따른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위축이 겹치면서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 석유화학 부문은 2023년 33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듬해 821억원으로 감소했으며 2025년에는 14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분간 구조적 공급 과잉에 따른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GS그룹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켜내는 한편 새로운 수익 창출원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본업에서는 태양광, 바이오매스,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공지능(AI) 비즈니스 임팩트를 본격적으로 가시화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분야의 기술 및 투자를 바탕으로 이를 GS의 에너지 발전소, 건설 현장, 유통 물류 센터 등에 접목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GS그룹은 현재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스타트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버티컬 커머스 △마케팅 △블록체인 △소셜커머스 △AI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투자를 전개 중이며 이를 통해 유망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여 현장에 적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을 고도화해 산업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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