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기술 혁신으로 효율 극대화 나서
시민들도 일상속 노력 더해주길
▲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지난 2월 말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분쟁은 국제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었다. 원유와 가스의 주요 수송로가 위치한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제 정세의 변화가 곧바로 우리 일상과 산업, 그리고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소비의 약 9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이 출렁일 때마다 전기요금과 난방비 인상 논의로 이어지고 산업계의 비용 상승이 물가에 즉시 반영된다. 유류세 인하나 최고가격제와 같은 가격 안정 조치가 반복되는 것도 이러한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 구조를 보여준다.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 역시 국가적인 에너지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연료 수급이 에너지 가격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동시에, 전력 공급 안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에너지 수입액의 약 30%를 전력 생산에 사용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이 국가 전력 생산의 약 6%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전체 국가 에너지의 약 2~3%를 한국동서발전이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대규모 에너지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한국동서발전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사용을 최적화하는 역할 또한 수행해 왔다.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매년 절감 노력을 이어왔으며, 지난해에는 전사 105건의 에너지 절감 과제를 통해 목표 대비 25.6%를 초과 달성했다. 약 11만t의 원유 사용량을 대체하는 수준의 절감 효과다.
먼저 사옥과 일상 운영 전반에서 절감 노력을 확대했다. 냉난방 통합 제어와 승강기 회생제동장치 등을 통해 전력 사용을 줄였으며, 재생에너지 설비로 생산한 전력을 소내 전력으로 100% 활용한다.
이번 중동 사태 이후에는 대응 강도를 더욱 높였다. 난방 온도를 하향 조정하고 조명 소등과 승강기 운행 제한, 복지시설 운영시간 조정 등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 8일부터는 기존 차량 5부제를 2부제로 강화하고, 차량 동승과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등 이동 방식에서도 절감 노력을 더했다.
현장에서는 설비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대응을 이어갔다. 연료 특성을 반영한 실시간 효율 모니터링을 통해 불필요한 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운전과 정비를 최적화했다. 또한 자동화 제어 기능 확대와 예측 기반 운영을 통해 기동·정지 과정의 효율을 높이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설비 이상을 사전에 감지하는 체계를 강화했다.
연료 수급 측면에서도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단기적인 수급 차질을 막았으며,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확실성에 대비해 도입선 다변화와 국제 시황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이러한 대응은 개별 기관을 넘어 전력그룹사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4월 초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국내 발전공기업 모두가 현 상황을 ‘경제 전시상황’으로 인식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설비 고장 예방과 가동률 향상을 위한 점검을 강화하고, 운전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도 병행한다.
나아가 에너지 소비 구조 자체를 바꾸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울산과학기술원 등 울산 소재 주요 대학과 공공시설, 공동주택 등 총 39개소를 대상으로 고효율 설비 전환과 운영 최적화를 지원하는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시행했다. 초기 투자 없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절감된 비용을 공유하는 모델로, 연간 4.4GWh의 전력 사용량을 감축해 약 24억원의 요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에너지 절약은 특정 조직이나 일부의 노력이 아니라, 에너지를 사용하는 우리 사회 전체, 즉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다. 수많은 절감 노력으로 전력 사용을 줄이더라도, 일상 속 작은 선택 하나가 그 효과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 이용을 줄이고,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며, 불필요한 조명 사용을 줄이는 일은 언뜻 사소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작은 일상의 선택이 반복되고 축적될 때 전력 수요는 안정되고, 그에 따른 국가적인 부담도 함께 줄어든다.
우리가 지금의 에너지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돌아보고, 작은 변화를 선택하는 것에서 에너지 위기 극복은 시작된다. 한국동서발전은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에너지 위기 상황이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들도 일상 속 작은 선택들로 국가적인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더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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