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공지능, AI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고 평생직장이라는 말도 어느덧 옛말이 된 지 오랜데요,
평생 한 가지 일을 묵묵히 이어온 이들의 삶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가위를 쥔 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만, 가위질만은 처음 쥐었던 그 시절, 청춘 못지않게 날카롭고 재빠릅니다.
미용업에 발을 들인 지 반백 년.
형편이 어려워 잡은 미용 도구였지만 비단 생계를 책임지는 수단 그 이상이었습니다.
가장 빛나는 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굳건한 사명감이 30년 넘게 터를 지키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염순옥/미용실 사장 : "내가 이렇게 꾸며서 만족해하고 나가시는 게 제일, 내 성취감이라고 그럴까. 내가 살아있다는 그런 걸 느낄 수 있잖아요."]
아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손수 꽃상여를 엮고 있는 조영환 씨.
점점 간소화되는 장례 문화 속에 마지막 가는 길이 생애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길 바라며 상여를 만들고 있습니다.
장례 행렬의 맨 앞에서 고인을 배웅하는 역할까지 자처한 지 어느덧 50년쨉니다.
[조영환/꽃상여 업체 사장 : "(상여를) 보고서 '잘 만든다' 소리를 들을 수 있나 그런 연구를 하고, 돈을 버니까 기뻐. 기쁜 마음으로 했어. 아들 부도난 거 갚아주고 자식들 대학 (공부) 시켜서…."]
세태의 변화 속에서도 직업 정신으로 고집해 온 '외길 인생'은 어느덧 지역에 켜켜이 쌓인 역사이자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같은 '자랑스러운 직업인' 94명을 선정해 표창을 전달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흐름 속에도 한평생 한 가지 일을 지켜온 시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일의 의미를 다시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