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종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뉴스1
국내 투자자들의 막대한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국내외 자산운용업계 간에 존재했던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금기시됐던 단일종목 기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이 전격 허용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22일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되며, 6월 말부터는 개별 우량주를 기초로 한 위클리 옵션(주간 만기 옵션) 시장도 열리게 돼 파생상품 시장의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2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을 기초로 하는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상장 근거를 마련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28일 공포 및 시행을 거쳐 증권신고서 심사 후 다음 달 22일부터 본격적인 시장 거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 자산총액의 30%로 제한됐던 동일 종목 편입 한도를 100%까지 대폭 확대한 데 있다.
펀드 내 최소 10개 이상의 종목으로 지수를 구성해야 했던 엄격한 분산투자 요건을 면제하고, 동일 종목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평가액 한도 역시 자산총액의 10%에서 200%로 상향해 '±2배'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 설계가 가능해졌다.
다만 쏠림 현상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초자산은 시가총액 비중 10% 이상, 거래대금 비중 5% 이상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국내 우량주로 국한했다. 현재 이 요건을 충족하는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개사뿐이다.
아울러 한국거래소는 파생상품시장 업무규정을 개정해 오는 6월 29일 개별주식 위클리 옵션 상품을 최초 상장한다. 도입 대상 기초자산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4개 종목이다.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및 개별주식 위클리 옵션 도입의 기저에는 심각해진 '해외 원정 투자' 자금의 국내 환수라는 금융당국의 고도의 셈법이 깔려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가 원천 차단돼,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베팅하려는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CSOP자산운용의 '삼성전자 데일리 2X 레버리지'와 'SK하이닉스 데일리 2X 레버리지' 상품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만 수천억원의 결제 자금이 홍콩 시장으로 유출되며 낡은 규제가 오히려 국부 유출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6월에 도입되는 개별주식 위클리 옵션은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최고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은 '커버드콜(주식 현물 보유+콜옵션 매도)' ETF 생태계의 판도를 통째로 바꿀 핵심 인프라다.
지금까지는 코스피200 등 넓은 범위의 주가지수 기반 옵션만 활용할 수 있었으나, 향후 변동성이 큰 개별 우량주의 주간 옵션 프리미엄을 활용하면 기존보다 훨씬 다양하고 높은 분배율을 자랑하는 배당 상품 구조를 설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개별 종목의 2배 레버리지 특성상 박스권 장세에서 투자 원금이 급격히 녹아내리는 '음의 복리(변동성 잠식)' 위험이 지수형 ETF보다 훨씬 크다는 점은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상품명에 '단일종목' 및 '레버리지'를 의무적으로 명확히 표기하도록 했으며, 투자 전 1시간의 특화 심화 사전교육을 이수하도록 진입 장벽을 높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투자 수단을 제공해 국내 증시와 자본시장의 활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레버리지 상품은 단일종목 가격이 오르내림을 반복할 경우 단기간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므로 투자자들은 자기 책임하에 건전하고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뉴스인사이드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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