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8세 인구 109만 명…1970년 246만 명의 절반 이하로 감소
고령화·학령인구 감소에 도쿄대도 ‘내수형 대학’ 전략 한계 직면해
유학생 33만 6708명 중 인도는 1685명… “작지만 큰 미래 시장”
日정부 5년간 50만 교류 목표… 인도 청년층·스타트업 역량 주목
일본 도쿄대를 졸업하는 인도 유학생들의 모습 (사진=도쿄대 인도사무소 University of Tokyo INDIA OFFICE)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일본 최고 명문대인 도쿄대가 인도를 정조준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자국민 학생 중심 대학 운영만으로는 연구 경쟁력과 학생 충원율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에 따라 도쿄대가 세계 최대 청년층과 거대한 기술·창업 기반을 가진 인도를 차세대 학생·연구인력 공급지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19일 고령화·학령인구 감소 등 일본의 인구구조 변화가 일본 최고 명문대인 도쿄대의 글로벌 모집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대 대외 확장 중심에는 하야시 카오리(林香里) 도쿄대 부총장이 있으며, 미디어·저널리즘 연구를 전공한 하야시 부총장이 도쿄대의 글로벌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야시 카오리 도쿄대 부총장은 “일본의 인구 현실상 대학이 더 이상 국내 학생만 바라볼 수 없다”며 “연구·혁신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세계 각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일본을 유학 거점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만 18세 인구는 109만 명으로 집계됐다. 1970년 246만 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3624만 명으로, 전체 29.3%를 차지했다.
■ ‘저출생·고령화’ 日, 도쿄대가 해외로 눈 돌린 이유
= 포브스는 또 일본은 오랫동안 고등학교 졸업생이 대학에 진학하고, 이후 대기업의 신입 일괄채용 시스템을 통해 취업하는 국내 중심의 고등교육 시스템이 지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고도성장기였던 과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인재가 국경을 넘고 지식 경쟁이 일상이 된 현재 글로벌 경제에서는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야시 부총장은 “도쿄대도 글로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영어로 운영되는 학위과정을 늘리고 외국인 학생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학사 시스템을 모색하고 있다”며 “일본 내수만으로는 대학 존립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특히 글로벌 이동성이 높은 학생들을 확보하려는 일본 대학들을 중심으로 최근 인도가 핵심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수준의 청년 인구를 가진 인도는 기술 산업과 창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일본 대학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인도는 만 15~29세 청년 인구가 세계 최대 규모인 3억 7100만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1월 기준 인도 정부가 인정한 스타트업은 15만 9000개를 넘어서며, 인도는 세계 3위 스타트업 생태계로 평가된다.
미국·영국·호주 대학들이 오래전부터 인도 대학생 유치 경쟁을 벌여온 것과 비교해 일본 대학들은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들었지만, 인도 현지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도쿄대도 인도 대학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일본 유학에 관심 있는 인도 학생들을 상대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하야시 부총장은 “디지털 전환과 기후 위기 등 복합적인 사회 문제에 대응하려면 문화·전공 다양성을 갖춘 학생과 연구자가 필요하다”며 “앞으로의 대학은 고립돼서는 더욱 존재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인재 전략과 교육 모델도 글로벌 변화에 맞춰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일본 內 인도 유학생 비중 0.5%… “작지만 선점하겠단 전략”
= 일본 유학생 시장에서 인도는 아직 주류 국가로 분류되지 않는다.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본 전체 외국인 유학생은 33만 6708명이다. 인도 국적 학생은 1685명으로 0.5%에 그친다. 반면 중국은 12만 3485명(36.7%), 네팔은 6만 4816명(19.2%)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도쿄대가 최근 인도를 겨냥하고 있는 것은 ‘현재는 작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 정부에서도 자국 최고 대학인 도쿄대가 인도를 전략적 시장으로 바라봄에 따라 정책적으로 국제화를 지원하는 모습이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해 ‘일본·인도 인적교류·협력 행동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양방향 50만 명 교류를 목표로 수립했다. 특히 인도에서 일본으로 5만 명의 숙련인력, 잠재 인재를 유입시키겠다는 세부 목표도 이 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일본의 IT 인력 부족, 일본 기업과 인도 학생의 접점 강화, 반도체·인공지능(AI) 분야 취업 기회 인식 제고, 교육 이후 인턴십·취업 연계 등도 담겼다.
송혜선 인덕대 교수는 이날 본지에 “도쿄대, 일본 정부가 필요로 하는 것은 연구실·기업 현장을 채울 수 있는 기술·연구 인재”라며 “현재 일본 내 인도 유학생 수는 적지만, 그래서 오히려 일본 대학들이 더 서둘러 움직이는 측면이 크다. 숫자가 작을 때 제도, 학사모델, 취업 루트를 미리 마련해놓겠다는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가 중국·동남아 중심의 유학생 유치 전략에 머무는 동안 일본 최고 대학인 도쿄대는 연구·취업 연계형 시장으로 인도를 키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우리 국제화 전략도 대학과 당국이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다. 국내 산업 수요에 맞춰 인재전략을 세우고 외국 학생들의 취업을 연계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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