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MS·구글 손잡고 ‘물리적 AI’로 해상 전장 혁신
무기 성능 넘어 ‘데이터·정비 역량’이 글로벌 수주 성패 가른다
한화오션 ‘에이전트 AI’ vs HD현대 ‘자율운항 무인함’
인공지능(AI)이 해상 전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한화오션 제공,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인공지능(AI)이 해상 전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병력 감소와 전장 환경의 복합화가 맞물리면서다. 주요 국가들은 해군 전력 구조를 인력 의존도가 낮은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단순 전투 플랫폼에 머물던 함정은 이제 데이터 처리와 통합 운용이 가능한 스마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장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해상 중심이던 작전 범위는 공중, 우주, 사이버 영역 등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함정이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과 속도도 급증했다. 센서, 무기체계, 통신 장비 등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다.
여기에 주요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병력 감소 문제가 겹쳤다. 해군 역시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AI 기술이 그 공백을 메울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항해부터 예측 정비까지··· AI 함정 운용 전면 혁신
21일 조선·방산업계에 따르면 AI 기술은 함정의 항해, 전투, 기관 운용, 정비 등 핵심 분야 전반으로 도입되며 국방 혁신을 이끌고 있다.
항해 분야에서는 최적 항로 설정, 충돌 회피, 외부 위협 탐지 등 복잡한 상황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 AI 활용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부 기능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자율 단계로 진화하는 추세다.
정비 분야의 변화도 뚜렷하다. 과거에는 정해진 주기마다 장비를 점검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상태 기반 유지보(CBM)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구조다. 불필요한 정비를 줄이고 함정의 상시 가동률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에너지·운용 효율 개선에도 AI가 적극 활용된다. 연료 사용 최적화와 장비 가동 효율 조정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함정 운용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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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MS·구글과 손잡고 ‘에이전트·물리적 AI’ 도입
한화오션은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기술 적용 범위를 설계와 건조는 물론, 운용과 정비까지 넓히는 전 주기 접근이 특징이다.
최근 열린 스마트 함정 기술 연구회에는 군·학계·산업계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기술 방향과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른바 에이전트 기반 시스템을 제시했다. 설계부터 운용, 유지·보수까지 전 주기에 AI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장비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해 정비 시점을 사전에 판단하는 구조다. 정비 인력과 시간을 줄이면서 동시에 장비 고장으로 인한 작전 공백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데이터 주권을 고려한 운영 환경을 강조했다. 외부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추고 내부에서 데이터를 관리한다. 보안 요구가 높은 국방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접근이다. 센서와 장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물리적 AI 개념도 제시됐다. 개별 장비가 아닌 통합 시스템 단위로 운용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국내 협력도 병행된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는 AI 기반 설계 기술을 적용해 초기 설계 단계부터 자동화와 인력 절감을 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등 계열사도 전투체계·통신·센서 분야 기술을 결합하는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자율운항 기술 바탕으로 무인함정 시장 조준
HD현대중공업은 상선 분야에서 축적한 자율운항 기술을 군함에 적용해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자율운항 솔루션(Hi-NAS 등)을 상업용 선박을 통해 검증했다. 이를 군용 플랫폼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미국 방산 기업 안두릴(Anduril)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자율 무인수상함 개발이 주요 내용이다. 감시·정찰·경계 임무 수행을 목표로 한다. 유인 함정의 자동화에 초점을 맞춘 한화오션과 달리 무인 플랫폼 중심 접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와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장기 계약 모델도 논의되고 있다. 함정 도입 이후 운영과 정비를 지속해서 지원한다. 수익 구조의 변화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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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성능 넘어 AI·데이터 역량 결정”
업계에서는 향후 함정 도입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성능과 가격 중심이던 기존 기준에서 자동화 수준, 정비 체계, 데이터 처리 능력이 새로운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은 대형 함정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AI 적용 범위와 데이터 관리, 보안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첨단 기술의 적용 속도와 자율화 수준에 따라 향후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한화오션이 축적해 온 독도형 및 자율 운항 기술력이 미래 해양 방산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독자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방산 기업들과의 글로벌 협력 구조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시장 선점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결국 기술 고도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업이 미래 해양 안보 시장의 패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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