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만남·국조특위 등 요구
국힘 내부에선 ‘부정선거론’ 경계
당내 ‘사퇴론 잠재우기용’ 비판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재선거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6·3 지방선거의 재선거를 요구했다. 당내에선 현실성 없는 요구인 데다 장 대표가 자신의 사퇴론을 잠재우기 위해 이번 사태를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은 재선거를 원하는데 어물쩍 국정조사로 넘어가려 하거나, 여당이 추천한 특검으로 대충 뭉개고 가려 하거나, 선관위 직원 몇명 교체로 끝내려 한다면 들불처럼 타오른 국민의 분노를 절대 잠재울 수 없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재선거 범위를 두고선 “한두 곳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고 우리 국민의힘이 당선됐으니 그 지역은 빼고 논의해야 하는 문제도 아닐 것”이라며 “재선거는 정당이 유불리를 따라 할 거냐 말 거냐 결정할 단계가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오는 9일로 예정된 유럽 순방 출국 전 회담을 요구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과 특검 출범을 요구했다. 사전투표를 없애고 본투표일을 3일로 늘리자는 제안도 했다. 장 대표는 “이미 많은 국민은 이재명, 민주당, 선관위가 이번 사태를 부른 공범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지난 3일 지방선거 당일에는 재선거를 요구했지만, 이튿날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 확정되자 재선거를 언급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이 핵심 안건이었던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범국민 선관위 개혁기구 구성과 선거법 개정을 제안할 뿐 재선거 언급은 없었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앞에 집결한 시민들에 대해 “잠실에서 시작된 함성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며 “전국 곳곳에서 재선거를 외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당권파 인사는 “선거 유불리, 정무적 상황을 떠나서 재선거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장 대표는 순수하게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의 재선거 요구를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공개 비판이 나왔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는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해야 한다”며 “재선거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입장인지 분명히 밝혀야 하며, 실현할 수 없는 약속이라면 솔직히 말해야 한다. 이 의제는 지금 정치권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취사선택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당내에선 임기 유지용이란 비판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도부 생명 연장을 위한 것으로 보일 수 있고, 선거 불복론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메시지는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 있지만, 스피커가 문제 아니냐”며 “장 대표가 이 문제를 얘기하면 다시 부정선거론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번 부실 선거 비판으로 선거 참패에 따른 당대표의 거취 결단 요구를 일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문제를 거취 문제와 관련시키는 것은 전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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