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6년차인 지앤텍벤처투자가 프리 IPO와 세컨더리 투자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딥테크와 프론티어 산업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국민성장펀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운용사로도 선정됐다. 강준규 지앤텍벤처투자 대표는 초기기업을 발굴해 후속 투자로 성장을 이끌고, LP와 투자기업 모두에게 신뢰받는 하우스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해외 스타트업 성장 지켜보며 벤처투자에 관심
강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기술개발과 상품기획을 맡으며 벤처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데이터통신과 스마트폰 혁명으로 IT 산업이 빠르게 변하던 시기였다. 해외 벤처기업들과 협업하며 이들의 성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연구소에서 처음 맡은 업무도 이스라엘 소재 벤처기업과 협업하는 일이었다. 강 대표는 “마케팅 부서에서 최초의 스마트폰 상품기획을 맡았을 때도 훗날 유니콘으로 성장한 미국 스타트업과 함께 일했는데 이런 경험이 벤처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 사례로는 명함관리 서비스 '리멤버'를 꼽았다. 강 대표는 작은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콜드콜로 창업자를 만났다. 콜드콜은 사전 접촉이나 소개 없이 잠재 고객에게 먼저 전화해 만나는 영업 방식을 의미한다. 한국의 링크드인이 되겠다는 창업자의 포부와 전략을 듣고 그 자리에서 투자하기로 했다.
이후 리멤버는 매출 1000억원대 네트워킹 서비스로 성장했다. 강 대표는 "위기조차 기회로 만드는 불굴의 실행력이야말로 창업자의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앤텍벤처투자는 그동안 프리 IPO와 세컨더리 투자 분야에서 성과를 내왔다. 최근 10년간 지앤텍벤처투자가 투자한 기업들의 IPO 성공률은 자체 조사 기준 40%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청산펀드 기준 순내부수익률(Net IRR) 20%를 웃도는 성과도 거뒀다.
초격차펀드와 AI펀드 등을 통해 딥테크와 프론티어 산업으로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나우로보틱스와 에이피알, 프로티나, 페스카로 등이 최근 우수한 성과를 낸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아델과 제논, 어피닛 등은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총 투자 규모도 예년보다 1.5배 늘어날 전망이다.
국성 초장기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질적 성장 중요"
최근에는 펀드 운용기간만 15년에 달하는 국민성장펀드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소형 부문 위탁운용사에도 선정됐다. 연말까지 최대 1200억원을 모집하는 것이 목표다. 강 대표는 초장기기술펀드 운용 전략의 핵심으로 유망 초기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후속 투자를 통해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은 AI·로봇·반도체와 바이오 신약, 에너지, 우주항공, 양자컴퓨터 등이다. 그는 "성장 속도가 빠른 혁신산업에서 밸류에이션 이점을 가진 초기기업을 발굴하고, 주요 마일스톤이 검증된 기업에는 후속 투자를 집중해 성장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별로 투자 방식은 달리할 계획이다. 기술적 숙성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바이오 신약과 에너지는 초기부터 긴 호흡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반면 기술 변화가 빠른 AI와 ICT 분야에는 성장 단계 투자도 병행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목표다. 회수는 개별 기업이 최고의 성과를 낼 시점에 진행하되, 초장기기술펀드 원칙에 따라 모든 포트폴리오를 3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
올해 지앤텍벤처투자는 국민성장펀드를 포함해 3개 펀드, 약 1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강 대표는 향후 5년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단순히 운용자산을 늘리는 양적 성장보다 LP와 투자기업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하우스를 만드는 질적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 고객사의 성장을 돕는 성장전략팀을 신설하고 산업계와 학계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을 벤처파트너로 영입했다. 스케일업 팁스 사업 운영사로 선정된 뒤에는 투자기업 6곳이 각각 20억원 이상의 별도 연구개발(R&D) 자금을 확보하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LP별 요구를 파악하고 투자기업에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남준우 기자 njw08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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