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외 산업 전반 수익성 악화
8년 새 한계기업 비중 15.8%P ↑
코스닥 32.6% 해당…코스피 2배
국내 상장사 4개 중 1개 이상은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일명 좀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계기업의 증가 속도는 전 세계 주요 5개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5개국과 한국의 상장사 한계기업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27.6%에 달했다.
상장사 2558곳 중 4분의 1 이상이 좀비기업으로 전락한 셈이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이자보상배율 1 미만)가 3년 연속 지속된 기업을 말한다.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1.8%에서 지난해 27.6%로 8년 만에 15.8%포인트 급증했다. 이는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빠른 상승 속도다. 증가 폭 기준으로 두 번째인 미국(9.5%포인트)과 비교해도 6.3%포인트나 높다.
같은 기간 프랑스(5.5%포인트), 영국(2.8%포인트), 독일(2.3%포인트), 일본(1.9%포인트) 등은 한계기업 비중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전체 비중 자체는 미국(30.7%)이 가장 높았지만, 악화 속도는 한국이 독보적인 1위다.
해당 연도에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43.9%를 기록해 미국(44.0%)과 유사한 최고 수준을 보였다. 특히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2023년 40%대로 진입한 후 3년 연속 40%대를 이어가며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별로는 대기업이 많은 코스피보다 중소·중견기업이 포진한 코스닥 시장의 타격이 컸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의 한계기업 비중은 32.6%로 코스피(16.7%)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업종별로는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60.0%로 가장 높았고,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36.8%), 도매 및 소매업(36.4%), 정보통신업(32.5%), 제조업(25.6%) 등이 뒤를 이었다.
2017년과 비교해 한계기업 비중이 가장 크게 오른 업종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6.8%→36.8%)과 정보통신업(12.9%→32.5%)이다.
한경협은 교역 여건 악화와 고환율·고원자재가·고인건비 등 비용 상승,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산업 전반의 기업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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