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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국내 배터리 3사, '성능' 넘어 '구조' 경쟁…ESS·LFP로 축 이동, 반등 조...

특히 ESS는 단순 보조 시장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라 전력 인프라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력 수요의 변동성을 흡수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이 필수적으로...

국내 배터리 3사, '성능' 넘어 '구조' 경쟁…ESS·LFP로 축 이동, 반등 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CI (사진=각 사 종합)

| 이코노미사이언스 정연재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속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아닌 산업 구조 전환의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2025년 기준 매출을 보면 구조는 분명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약 23조 6700억 원 규모로 가장 크고, 삼성SDI가 약 13조 원대, SK온은 배터리 사업 기준 약 6조 9782억 원 수준으로 뒤를 잇는다. 규모만 보면 ‘1강 1중 1추격’ 구도다. 다만 문제의 핵심은 매출 규모가 아니라, 어떤 시장에 서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EV 중심에서 에너지 산업으로…시장 축 이동

지금 배터리 산업의 가장 큰 변화는 시장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전기차(EV)가 거의 유일한 성장 동력이었지만, 현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로봇 등으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

특히 ESS는 단순 보조 시장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라 전력 인프라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력 수요의 변동성을 흡수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면서, ESS는 전기차와 별개의 성장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배터리 산업의 경쟁 기준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에너지 밀도와 출력 등 ‘성능’이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가격, 수명, 안전성, 공급망, 시스템 통합 역량까지 포함한 ‘구조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LFP 중심 재편…늦었지만 대응 시작

시장 재편의 또 다른 축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다.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을 앞세운 LFP는 ESS와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고성능 삼원계(NCM·NCA)에 집중해왔지만, 최근에는 전략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중심으로 ESS와 LFP 생산 확대에 나섰고, 삼성SDI 역시 ESS용 제품과 라인 전환을 추진 중이다. SK온도 전기차 생산 라인의 일부를 ESS로 전환하고 LFP 진입을 공식화했다.

과거 중국의 LFP 공세를 과소평가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현재는 3사 모두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방향성은 정리된 상태로 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빠른 구조 전환

3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전기차 중심에서 벗어나 ESS, LFP, 북미 생산거점을 동시에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생산 기반과 고객 네트워크는 정책 환경과 맞물려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단순 배터리 제조를 넘어 시스템 통합과 서비스(BaaS·EaaS)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배터리를 에너지 산업의 일부로 전환하려는 전략이 뚜렷하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구조 전환 국면에서 가장 먼저 수익성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SDI, 기술 중심에서 ‘실행’으로

삼성SDI는 다른 두 회사와 비교해 보다 선명한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기술 전략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여전히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으며, 삼성SDI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로봇, UAM, ESS 등 고부가 시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부 변화도 감지된다. 삼성전자 출신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면서 기술 중심 조직에 실행력을 더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장에서는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 강한 의지가 공유되며 조직 내 긴장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는 단기적으로는 가장 큰 실적 부담을 안고 있지만, 동시에 차세대 기술을 통해 판을 바꿀 수 있는 카드가 가장 분명한 회사로 평가된다.

SK온, 추격에서 ‘재편’ 단계로

SK온은 현재 ‘추격자’ 위치에 있지만, 전략적으로는 빠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차·포드 등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생산 기반을 확장해왔고, 최근에는 EV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ESS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조지아 공장 등 기존 전기차 라인의 일부를 ESS로 전환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또한 파우치 중심에서 각형·원통형으로의 폼팩터 확장, 안전성과 열관리 기술 강화 등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생산 전환 유연성과 고객 기반을 고려할 때, 구조 전환이 성공할 경우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일 수 있는 변수로 평가된다.

‘같은 위기, 다른 해법’…반등 조건은 형성

국내 배터리 3사는 같은 환경에 놓여 있지만, 선택한 전략은 분명히 다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을 넓히는 방식으로, 삼성SDI는 기술로 돌파하는 방식으로, SK온은 생산과 고객 기반을 활용해 따라붙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통점도 있다. ESS 확대, LFP 대응, 공급망 재편이라는 세 가지 축에서는 모두 방향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지금의 위기는 수요 감소 자체가 아니라,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충격에 가깝다. 그리고 그 구조 변화 속에서, 반등의 조건 역시 점차 형성되고 있다.

배터리 산업의 경쟁은 더 이상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시장에 서 있는지, 어떤 구조를 선택했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에너지 밀도나 성능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ESS, LFP, 공급망까지 포함한 구조 경쟁으로 넘어가면서 각 회사의 전략 차이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건 반등 시점이 아니라, 어떤 구조를 먼저 만들었느냐”라며 “지금은 실적보다 다음 사이클에서의 위치가 결정되는 국면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아주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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