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로펌 질의엔 “적극 검토”…재취업 관련 위증은 ‘부인’
비조합원 대출 규제 완화 요구도…“타 상호금융과 형평성 안 맞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사진=손재하 기자
[주간한국 손재하 기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논쟁에 불을 지폈다. 직선제가 입법 재량권 범위에 있다는 의견과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됐다는 지적이 맞선 것이다. 아울러 퇴직 임원에 대한 재취업 심사와 관련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위증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고 비조합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필요성도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전체 조합원 직선제로 바꾸는 농협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렸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손재하 기자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농민 단체 요구만으로는 직선제 수용 안 했을 것”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농협중앙회의 공적 성격을 고려할 때 임원의 선출 방식을 정하는 것은 입법 정책의 영역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윤 의원은 “헌법재판소, 법제처 등의 결과를 포함하면 농협중앙회 임원에 대한 선출 방식은 입법 정책적 영역”이라면서 “입법 재량권 범위 내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안 발의 후 농협 조합장 간담회, 정부 설명회, 입법 공청회 등을 진행했다”며 “농림법안 심사 소위에서도 여섯 차례에 걸쳐 심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농협 개혁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다고 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농협 조합원의 94.5%가 농협 개혁 필요성에 찬성했고 일반 국민의 95.1%도 찬성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사진=손재하 기자
반면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추진한 농협 개혁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사실상 농협 개혁 태스크포스(TF)의 조합원 직선제만을 답으로 정해놓은 것 아닌가”라면서 “대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투표 주체가 조합이어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강 농협중앙회장에게 “회장께서 대통령 뜻을 존중해 조합원 직선제를 수용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지 않았더라도 농협이 먼저 요구 했을 만큼 직선제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 회장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강 회장은 또 ‘정부가 아니라 일부 농민 단체가 해당 안을 요구 했더라면 그래도 받았을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지역 농협 조합장들의 의견을 저는 전적으로 수용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며 “농민 단체가 요구한다고 해서, 이 부분을 개정한다거나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사진=손재하 기자
김 의원은 이어 “농협이 독립적인 법적 검토를 거쳐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외부 로펌의 법률 검토를 받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신력 있는 외부 로펌의 답변을 농해수위 위원께도 공유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그럴 의향 있으신가”라고 물었다.
이에 강 회장은 “로펌에 여러 컨설팅 등을 요구하시면 저희도 적극 검토 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 송미령 농립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회의에서 조합원 직선제를 언급했다”며 “송 장관은 대통령이 말씀하신 조합원 직선제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전달해 달라”고 했다.
이에 송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 강호동, 재취업 심사 위증 논란에 “보고 못 받아”…비조합원 대출 규제 완화 요구도
이날 농해수위 국감에서는 퇴직 임원 재취업 심사와 관련한 강 회장의 답변에 위증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의원은 “지난 16일 국감에서 농협중앙회 퇴직 고위 임원의 불법 재취업과 관련한 문제를 질의했다”며 “강 회장은 취업 심사는 개인이 아니라 기관이 하는 것이 아니다. 회장이 그 정도까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다만 윤 의원에 따르면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유관 단체인 농협중앙회 임직원이 퇴직 후 취업 승인을 받을 때 퇴직 당시 소속 기관장을 거쳐 관할 윤리위원회에 요청하도록 규정돼 있다.
윤 의원은 “법률에 농협중앙회가 관여하도록 규정돼 있는 것을 개인이 알아서 하도록 답변 한 것은 위증에 해당할 수 있다”며 “서삼석 농해수위 위원장께서 강 회장 발언의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 달라”고 했다.
이에 서 위원장은 “강 중앙회장은 하실 말씀 있으신가”라고 물었고 강 회장은 “공직자 윤리 등에 대한 현안을 회장이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며 “저한테 보고도 오지 않았다. 그 내용을 제가 아는 사실 그대로 얘기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메모를 하고 있다. 사진=손재하 기자
농협의 상호금융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비조합원에 대한 대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은 “농협의 상호금융 부실은 지난해와 재작년에 많은 의원 분들이 질의를 한 바 있다”며 “원인을 보니까 비조합원의 대출 규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협중앙회 자료를 보니까 1104개 회원 농협의 대출 총액은 384조원”이라면서 “비조합원 대출 금액은 164조원으로 전체 약 43%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또 “비조합원 대출 비율이 45% 이상 농협이 553개”라면서 “50% 수준”이라고 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상한선인 50%를 초과한 농협도 27곳이다.
송 의원은 “농협 관련 부분만 준조합원의 가입 조건이 까다롭다”며 “비조합원에 대한 사용량이 50%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마을금고, 신협, 산립조합, 수협 등 타 상호금융권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손재하 기자
송 의원은 이어 “소멸 위기에 있는 농촌의 현실을 감안서 이 제도의 규제를 완화하거나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가”라고 묻자 송 장관은 “살펴보겠다”며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농협 조직은 수직 구조라는 점도 강조했다. 송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개별 지역 농협을 통제하는 구조”라면서 “개별 지역 조합의 자율성 또는 독립성을 주던지 광역 단위에서 사업을 개별적으로 하거나 자금 집행을 할 수 있도록 자율 체계를 가져달라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이에 송 장관은 “저도 들은 적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은 “지역 조합원이 요구하는 바를 검토했으면 한다”며 “조직의 대표성이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 장관은 “2차 개혁안에 그런 부분을 논의 중”이라며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손재하 기자 hksons188@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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