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73% 이미 지역 근무”…이전 실효성 논란
“상호금융 부실·지역조합 관리 실패” 지적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왼쪽 네 번째), 강태영 NH농협은행장(왼쪽 두 번째) 등 증인들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주간한국 강민혜 기자] 농협중앙회의 지역 이전 가능성과 중앙회장 직선제, 상호금융 부실을 둘러싼 논쟁이 16일 오후까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농협이 공공기관이 아닌 협동조합이라는 점과 막대한 이전 비용을 들어 지역 이전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에서는 아직 이전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나 계획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의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는 강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농협 개혁 방향을 놓고 여야가 강대강으로 맞붙었다. 강 회장은 비서실 직원 구속과 2억 4000만원 상당의 고가 기념품 구입 의혹에 “지시하거나 공모하거나 방조한 사실이 없다”고 했고, 자신의 관여가 드러날 경우 “법률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중앙회장 직선제와 외부 독립감사기구 설치를 둘러싸고도 국민의힘은 농협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잇단 금융 사고와 비위를 근거로 기존 내부통제의 한계를 지적했다. 오후와 3차 질의에서는 지역 이전과 직선제 논쟁에 더해 상호금융의 장기 부실, 지역 농축협에 대한 중앙회의 지도·감독, 농민신문사 사장 선임 과정, 경제지주의 만성 적자와 고령층 보험 판매까지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왼쪽 두 번째), 김주양 농업경제지주 대표(오른쪽 두 번째), 안병우 농업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오른쪽) 등 증인들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 “금융타운 있는데”…“입장 교류 없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중앙회의 지역 이전을 두고 “농협은 정부가 출자한 공공기관이 아니라 농민과 회원조합의 자율적인 협동조합”이라며 비용 대비 실효성을 따졌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며 제시한 자료다. 사진=강민혜 기자
이 의원은 “서대문 NH농협금융타운에 1조 5000억원이 투입돼 있는데 범농협 이전 비용까지 고려하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며 “실효성은 0%에 가까운데 비용만 수천억원 드는 고비용·저효율 정책을 그대로 지켜만 볼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자산운용은 인재와 정보, 자본이 결합된 네트워크 사업으로 수도권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기업금융과 자산운용 기능까지 떼어 지역으로 보내면 인재 확보와 금융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농협 조직이 이미 전국에 분산돼 있다는 점도 들었다. 이 의원은 “농협은 일반 금융기관과 달리 대부분 지역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이미 지역균형발전 역할을 하고 있는 조직을 다시 옮기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왼쪽 두 번째), 김주양 농업경제지주 대표(오른쪽 두 번째), 안병우 농업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오른쪽) 등 증인들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강 회장은 “농협에서는 아직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나 계획을 한 적이 없다”며 “정부 의견이 나오면 여러 상황을 검토해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답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도 “2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 농협중앙회가 거론되고 있는데 정부로부터 지역 이전과 관련해 공식적인 요청이나 입장을 전달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강 회장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농협은 정부가 출자해 설립한 공공기관이 아니라 전국 농축협이 출자한 협동조합 연합체 아닌가”라고 묻자 강 회장은 “농협 자본으로 설립된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협은 민간기관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며 “실제 지역 이전 문제가 생긴다면 의견 수렴과 자금 계획 수립이 필요하고 이사회나 대의원총회 승인 등 내부 절차도 거쳐야 한다”고 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며 제시한 자료다. 사진=강민혜 기자
문금주 민주당 의원은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따른 농협 지역 조직 개편 문제를 짚었다. 문 의원은 “행정통합 과정에서 소방과 경찰은 기존 조직을 유지하거나 상위 통합조직을 두는 방안이 논의되는데 농협만 지역본부를 단순 통합해 조직과 직급을 줄이면 농민들의 상실감이 커질 수 있다”며 “농업인 지원과 지역 연계가 약해지지 않는 방식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이날 회장의 권한이 어디까지인가를 두고 윤 의원과 강 회장 간 질의응답 중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강 회장은 잇따른 의원들의 지적에 자신이 신경 쓸 사안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사진=강민혜 기자
◇ 직선제에 강호동 “초기엔 조합장 80% 정도 반대”
중앙회장 직선제 논쟁은 감사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앙회 회원인 지역농협이 중앙회장을 뽑는 현행 협동조합 구조를 조합원 직선제로 바꾸는 것이 조직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선교 의원은 “농협법 개정안의 핵심이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와 독립감사기구 설치인데 농협이 정부와 최종 합의한 것이냐”고 물었다.
강 회장은 “의원 입장에서는 합의안이라고 볼 수 있지만 농협 입장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여러 가지 견해 차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직선제 비용에 대해서는 “직선제로 가면 지역 고착화 문제와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400억원 정도의 공영선거 비용은 공영선거에 준해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회원조합 조합장들의 의견을 재확인했다. 김 의원이 “단위농협 조합장들의 직선제 반대 의견이 높은 것으로 아는데 조사 결과가 있느냐”고 묻자 강 회장은 “초기에 여론조사를 할 때는 조합장님들 80% 정도가 반대한 내용도 있다”고 답했다.
김주양 농업경제지주 대표(왼쪽), 안병우 농업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오른쪽) 등 증인들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김 의원은 “이 정도로 조직의 근간을 바꾸는 사안에 대해 외부 로펌의 법률 자문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강 회장은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법률 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하자 강 회장은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선교 의원은 농협 개혁의 방향 자체도 문제 삼았다. 그는 “진정한 농협 개혁은 농협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이고 농민 조합원의 삶을 개선하는 데 얼마나 더 기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동의한다”고 답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도 “200만 조합원은 지역농협 조합장을 선출하고 회원조합이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기본 구조”라며 “조합원 직선제는 회원조합의 의결권과 대표성을 분리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농협을 개혁해야 하지만 농민과 조합원의 실질적인 이익이 훼손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상휘 의원은 직선제 도입에 앞서 조합원 자격 문제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회장은 “오늘날 지역농협을 일으켜 세운 원로 조합원들을 나이가 많고 노동력이 떨어진다고 내쫓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원로 조합원 제도를 도입해 노동력이 상실되더라도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직선제에 따른 내부적인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철 농민신문사 경영지원국장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 “임추위 허수아비로 만든 것 아니냐”
농민신문사 사장 선임 과정도 집중 추궁을 받았다. 김진철 농민신문사 경영지원국장이 일반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김재기 농민신문사 사장 선임 과정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제시된 후보군 작성 방식과 관련 자료 미제출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김 국장에게 “54명의 후보군을 만들어준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김 국장은 “네”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후보군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추려내라고 하면 입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이 정도면 공정한 인사를 한 것이 아니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농민신문사 경영지원국의 허수아비로 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 후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이어 “후보군 추천 사유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의록, 1차 롱리스트와 2차 숏리스트 작성 과정, 최종 면접 후보자 3명의 심사 결과 등을 제출하라고 했는데 국정감사 당일까지 핵심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농협중앙회의 법적 성격과 임직원 취업심사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농협중앙회는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돼 있다”며 “협동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적인 통제와 관계없는 조직처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농민신문사 사장 선임 관련 공직자윤리법 적용 범위를 놓고 윤 의원과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 해석 차이가 제기되자 두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각각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 6개월 이상 장기 연체 비중 절반 넘는 조합 888곳
상호금융 부실은 오전부터 3차 질의까지 반복해서 지적됐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오전 감사에서 지역조합 공동대출 연체율이 17.5%에 달한다며 “연체율이 이 정도인데 정상 금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옥주 의원이 농협상호금융에 질의하며 제시한 자료다. 사진=강민혜 기자
송옥주 민주당 의원은 “상호금융의 부실이 단순히 일시적으로 나빠진 것이 아니라 장기화·고착화되는 것이 문제”라며 장기 연체와 조합 건전성 등급을 제시했다.
송 의원은 “6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조합이 888곳으로 1104곳 가운데 80%가 넘는다”며 “1등급 조합은 72%인 802곳에서 43.5%인 482곳으로 줄었고 3~5등급 조합은 5곳에서 69곳으로 늘었다. 5등급 조합도 두 곳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윤성훈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이사는 “사전 검토 대상을 확대했고 부실채권 매각기관을 다양화하는 방안과 관련 펀드 도입 등을 통해 연체 감축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송 의원이실에 따르면 지역별 부실지표 현황서도 전국 농축협 가운데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3%에 못 미치는 조합은 532곳,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8%를 넘는 조합은 315곳, 연체율 10% 이상인 조합은 107곳으로 나타났다.
이재관 민주당 의원은 “지역 농축협에서 올해만 22건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5년간 횡령 사고액은 586억원”이라며 “254억원은 회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사업장에서 장기간 동일 직원이 근무하면서 횡령이 이어지거나 횡령 주체가 감사 관련 자리에 있고 순환 근무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며 중앙회의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관 의원(오른쪽)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 “지역조합 감싸기만”…이사 선거·수의계약 관리 부실 지적
윤준병 의원은 중앙회 감사의 사각지대가 본부뿐 아니라 지역 농축협에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지역조합 관련 민원을 농협중앙회와 농식품부에 점검하도록 요청한 결과를 제시하며 “중앙회 차원에서 제대로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을 시정해야 하는데 지역조합 감싸기만 한다”며 “이러면서 무슨 감사 기능이 살아 있느냐”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역농협 이사 선거 사례도 제시했다. 화면에 제시된 정관례에는 전체 조합원 가운데 이사를 선출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여성 조합원 가운데 별도 이사를 선출하도록 규정돼 있었지만 실제 선거 공고에서는 남성 이사 정수를 별도로 정해 선출하는 사례가 있었다.
윤 의원은 “여성 이사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실제 운영에서는 남성 이사 정수를 미리 정하고 여성 이사를 별도로 뽑는 식으로 운영된 사례가 나왔다”며 “정관에 위배된 선거 공고라면 선거 공고와 선거 결과의 효력 문제까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오른쪽)이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왼쪽)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표준매매계약서와 수의계약 관리 문제도 제기했다. 윤 의원은 “계약 상대방이 위약했을 때 농협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는 약한 반면 조합이 계약을 어기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돼 있는 불균형한 계약 내용이 방치되고 있다”며 “수의계약도 용역계약 준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농지도사업 협찬비를 친목단체나 시민단체 협찬금으로 쓰거나 조합장이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며 “이런 내용들을 중앙회가 제대로 바로잡지 않고 지역조합을 감싸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역 농축협 연체율 증가를 농지 전수조사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4~8월 연체율이 오른 것을 농지 전수조사 때문이라고 하는데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근본적인 부실 원인을 제대로 따져야지 애먼 농지 전수조사로 악화되는 연체율을 위안 삼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주양 농업경제지주 대표(오른쪽)가 주철현 의원(왼쪽)에게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 경제지주 만성 적자…김주양 대표에게도 대책 주문
경제 사업 부문의 부진도 집중적으로 지적됐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의 매출액은 2023년 8조 6594억원에서 2024년 8조 4901억원, 지난해 8조 4388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98억원에서 525억원, 566억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익도 2023년 71억원 흑자에서 2024년 500억원 적자, 지난해 32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하나로유통·농협유통·농협홍삼 등 주요 적자 자회사의 당기순손실 합계는 2023년 700억원에서 2024년 823억원, 지난해 864억원으로 늘었다.
조 의원은 “농협금융지주는 큰 이익을 내는데 경제 사업은 적자를 내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며 “금융에서 발생한 수익을 경제 사업과 농업인에게 어떻게 환원할 것인지가 중요한 농협 개혁 아니냐”고 말했다.
강 회장은 “2012년 신용 사업과 경제 사업을 분리해 현재 구조가 만들어졌는데 여러 모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경제지주를 다시 중앙회로 통합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옥주 의원(가운데)이 질의하고 있따. 사진=강민혜 기자
송옥주 의원도 “농협금융지주와 농업경제 부문의 경영실적 양극화가 심하고 경제지주 계열사의 만성 적자를 남겨두고는 농협중앙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여성 간부 비중을 두고도 “NH농협은행에는 부장급 이상 여성 간부가 100명 이상인데 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은 한 명도 없다”며 “중앙회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전체적으로 경제 쪽에 여성 인력이 훨씬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김주양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도 계열사 인력 문제를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관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이재관 의원은 김 대표에게 농협유통 자체브랜드(PB) 상품의 가격 구조도 따졌다. 이 의원은 “PB 상품은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려고 만드는 것 아니냐”며 “일부 품목은 OEM 상품보다 비싸고 마진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PB 상품의 취지가 “저렴한 가격으로 많이 판매할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 직장 내 괴롭힘·보안까지…내부 관리도 지적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 내부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짚었다. 그는 2023년 지역농협 직원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피해자가 신고한 뒤에도 부당한 경위서 작성 요구와 조사 과정의 정보 누설 등 2차 가해 논란이 있었고 올해 사법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됐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물었다. 강 회장은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은 지금도 단호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준병 의원은 농협은행의 해킹 대응도 지적했다. 그는 “해킹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보안 예산을 줄이고 집행률까지 낮으면 어떻게 방어하겠느냐”며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고 세운 예산도 제대로 집행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점검해달라”고 말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농협 개혁 논쟁은 종일 이어졌다. 오전 신장식 의원이 비서실 직원 구속과 고가 기념품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주철현 의원은 자체 징계와 고발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미애 의원은 “농축협 금융 사고는 5년 동안 961억원에 달했고 횡령의 절반은 자체 감사가 아니라 외부 제보로 드러났다”며 “진짜 피해자는 금융 사고와 재선거 비용을 떠안는 농민”이라고 말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왼쪽 네 번째), 강태영 NH농협은행장(왼쪽 두 번째), 김주양 농업경제지주 대표(오른쪽 두 번째), 안병우 농업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오른쪽) 등 증인들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반면 이양수·김용태·이상휘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외부 독립감사기구가 농협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기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감독권부터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농협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안을 만들어 다시 신뢰받도록 하겠다”며 “정부와 국회, 농협이 함께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옵티머스 손실 2780억원…“누가 책임졌나”
농협금융지주의 옵티머스 펀드 사태 책임 문제도 다시 나왔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황종연 농협금융지주 금융기획부사장을 불러 2020년 발생한 옵티머스 펀드 사태 이후 NH투자증권이 부담한 손실과 책임 추궁 과정을 물었다.
황 부사장은 관련 당기손실 규모를 “2780억원 정도”라고 설명하고 “자산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해 1000억원 가까이 회수한 상태이며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렇게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누가 어떻게 책임졌느냐”며 “나머지 손실을 어떻게 회수할 것이고 구상권은 어떻게 행사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황 부사장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회수를 추진하고 있고 수탁사 등을 상대로 구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주 의원은 임직원 제재와 관련한 소송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는 문제도 짚었다. 그는 “직원의 업무상 과실로 회사에 거액의 손실이 났다면 회사와 임직원의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데 제재 취소 소송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승소하면 회사가 부담하고 패소하면 개인이 부담하는 방식이며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고 답했다. 주 의원은 경영진 소송 비용 부담 근거와 의사결정 과정, 손실 보전과 구상권 행사 현황을 종합감사 전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신장식 의원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지적하며 제시한 수치다. 사진=강민혜 기자
◇ 고령층 장기보험 급증? “고령화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농협 보험·은행의 고령층 장기보험 판매가 빠르게 늘어난 점을 문제 삼았다. 신 의원은 이날 강 회장과 농협 개혁 방향 등을 두고 여러 차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신 의원실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의 65세 이상 장기보험 가입 비중은 20.9%에서 39.0%로 높아졌고 80세 이상 가입은 5.4배 늘었다. NH농협은행을 통한 판매에서는 65세 이상 가입 비중이 20.0%에서 38.8%로 상승했고 80세 이상 가입은 5.6배 증가했다. NH농협생명의 65세 이상 비중도 14.9%에서 27.9%로 높아졌고 80세 이상 가입은 두 배 늘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왼쪽 네 번째), 강태영 NH농협은행장(왼쪽 두 번째) 등 증인들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33개 농축협을 표본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 고객의 보험 판매 건수 비중은 40.4%에서 59.2%로, 납입 보험료 비중은 50.3%에서 66.8%로 각각 높아졌다.
신 의원은 “65세 이상 증가는 고령화로 일부 설명할 수 있지만 80세 이상 초고령자에게 장기보험을 판매하는 것은 평균 여명기간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따졌다. 지역 농축협에 적용되는 방카슈랑스 예외가 반복적으로 연장된 점도 함께 지적했다.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가(연단)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임미애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오늘 증인으로 농협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대표가 출석했는데 신장식 의원 질의에 직접 답변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이사와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가 출석했다.
박 대표는 “고령화에 따라 80세 이상 고객에게도 수요가 있는 부분은 있지만 판매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은 더 신경 쓰겠다”며 “연령만을 이유로 상품 선택권 자체를 없애는 문제는 사회적 공감대와 더불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가(연단)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 장애인 고용 부담금 242억원…유기질비료 지원 축소 우려도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 계열사들의 장애인 고용 실적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농협 6개 기관이 납부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모두 242억원”이라며 “의무고용 인원은 741명인데 실제 고용 인원은 385명, 부족 인원은 356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고용부담금 제도의 목적은 부담금을 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는 데 있다”며 “돈 내면 그만이라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기관별 부족 인원을 해소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김주양 농업경제지주 대표(왼쪽), 안병우 농업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서 재개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김주양 농업경제대표이사에게는 유기질비료 지원 사업을 물었다. 이 의원은 “유기질비료 지원 사업이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된 뒤 올해까지는 한시적으로 보전됐지만 내년부터는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며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사업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의 업무는 늘어나는 반면 인력이 줄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신규 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인 서삼석 민주당 의원(왼쪽)이 16일 종감을 알리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강민혜 기자 min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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