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메모리 부담 줄이는 AI 모델 압축기술 '터보퀀트' 공개
마이크론·샌디스크 등 주요 메모리주 큰 폭 하락
전문가들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는 과도"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구글이 24일(이하 미 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면서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는 AI 기술 '터보퀀트'를 소개했다. 이는 향후 메모리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로 연결되면서 전일 미 주식시장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비롯한 메모리 관련주가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월가에서는 이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며, 메모리 수급은 수년간 타이트한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그 배경에 주목된다.
구글 터보퀀트 등장에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주 큰 폭 하락
2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메모리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샌디스크는 5.7% 하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대 약세를 보였으며,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 테크놀로지는 4%대 약세를 보였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0.8% 상승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2% 강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26일(한국시간) 오후 12시30분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5%대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하락세를 이끈 것은 구글의 터보퀀트였다.
터보퀀트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메모리 요구량을 줄이기 위해 설계된 새로운 압축 알고리즘이다. 구글의 발표에 따르면, 이 기술은 키 밸류 메모리 크기를 6배까지 줄여냈다.
이에 메모리 수요 감소를 우려한 투자자들로 인해 주요 메모리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웰스파고 TMT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로차는 "AI는 대화가 길어질수록 KV캐시, 즉 기억 저장 공간이 커지면서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한데, 터보퀀트는 이를 압축해서 저장하는 방법인 만큼 메모리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만일 이 기술이 널리 채택된다면 산업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메모리 용량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터보퀀트 기술이 구글에 특화된 것인지 혹은 다른 제품에도 적용 가능한지, 또한 실험실 테스트 결과가 실제 환경에서도 재현될 수 있는지 등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는 과도"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이 기술이 실제 메모리 수요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링스에쿼티스트래티지스의 애널리스트인 KC라쿠마는 "첨단 압축 기술은 단지 병목 현상을 줄일 뿐, D램 및 플래시 수요를 파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3~5년 동안 D램 및 플래시 수요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2028 회계연도 실적 추정치 역시 수정할 필요가 거의 없다며, 목표주가 700달러를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제프리스의 주식 트레이딩 애널리스트인 제프리 파부자는 "초점은 '제번스의 역설'에 있다"고 강조했다. 제번스의 역설이란, 효율이 좋아지면 자원을 덜 쓸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비용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면서 오히려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과거 증기기관의 효율이 향상되면서 단위당 석탄 사용량은 줄었지만, 산업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전체 석탄 소비는 오히려 증가한 바 있는데, 이것이 제번스의 역설의 대표적인 사례다.
파부자는 이를 언급하며 "제번스의 역설에 따르면, 이 기술은 AI 모델 채택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메모리 수요를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딥시크 등장 이후로 반도체 사용량을 최적화하려는 AI 모델의 개선 노력은 계속돼왔다"며 "그러나 효율적인 AI 모델은 오히려 전체 비용을 낮춰 더 많은 AI 계산 수요를 불러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적화 모델들은 반도체 수요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반도체 자원으로 더 높은 성능의 AI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AI 업체들이 비용 경쟁이 아니라 성능 경쟁을 하는 한 비용 최적화는 반도체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걱정해야 할 순간은 AI로 더 할 수 있는 기능이 별로 없거나, AI 업체들이 경쟁을 멈출 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모리 관련주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스티리니 리서치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건 마치 도요타가 차세대 하이브리드 엔진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사우디 아람코 주식이 폭락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구글은 오는 4월 AI 핵심 기술 논문을 발표하는 글로벌 최상위 학회인 인터내셔널 컨퍼런스 온 러닝 레프리젠테이션즈(ICLR)에서 터보퀀트를 발표할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