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재 카이스트 교수가 '2026 피지컬 AI 산업 전망 컨퍼런스'에서 제조AI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출처=정재겸 기자]
"피지컬AI를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은 실제 제조 현장에서 한계가 있다. 공장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한다."
장영재 카이스트 교수는 1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피지컬AI 산업 전망 컨퍼런스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제조업 AI 전환의 핵심은 개별 기술 도입이 아니라 '운영 체계 혁신'에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자동화·공정 중심의 AI 적용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공장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돈 버는 공장'을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 교수는 "공장은 크게 돈을 버는 공장과 그렇지 못한 공장으로 나뉜다"며 "맥도날드 처럼 시스템화된 운영 구조를 갖춘 공장이 결국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제조 AI가 △품질관리 △설비관리 △공정관리 등 일부 영역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제조 혁신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핵심은 공장의 운영 프로세스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모든 AI 투자는 공장의 운영과 프로세스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기업들이 단순 기술 시연이나 전시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실제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제조AI·스마트팩토리 분야의 대표 연구자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서 공장 자동화 업무를 수행한 뒤 국내에서 제조AI·물류 자동화·디지털 트윈 연구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제조AI 스타트업 '다임리서치'를 통해 공장 운영 통합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부분 자동화 아닌 통합 운영"…제조AI 한계 지적
장 교수는 제조 현장의 대표적인 문제로 '단절된 시스템'을 꼽았다. △MES(생산관리시스템) △공정 로봇 제어 시스템 △컨베이어 운영 시스템 △자재 관리 시스템 등이 각각 개별적으로 운영되면서 자동화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동화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시스템 간 엇박자"라며 "부분 자동화가 아니라 전체 자동화 시스템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을 24시간 가동하면 자동화 ROI는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면서도 "실제 성과를 내려면 공장 전체가 체계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순 설비 투자보다 공장 전반의 통합 운영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류 자동화와 데이터 통합 역시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원부자재 구매 목적부터 생산 투입 시점, 출하, 현금화 과정까지 전 주기를 통합 관리해야 하지만 실제 제조 현장에서는 이 같은 연결 구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결국 돈 버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류 자동화와 AI 기반 운영을 통해 투명한 공장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젠 제품 아닌 공장 수출"…한국 제조업 새 비전
이날 발표에서는 '한국형 공장 수출'이라는 새로운 산업 비전도 제시됐다. 장 교수는 "전 세계가 한국 제조업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제는 단순히 제품만 수출하는 시대를 넘어 한국형 통합 공장 시스템 자체를 수출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골드러시 시대에 청바지를 판 사람이 돈을 벌었던 것처럼 앞으로는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나라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적용 방식과 관련해서는 완벽한 설계보다 빠른 실행과 반복 개선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와 관련 "피지컬AI 기술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해 적용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고 고객 반응을 보면서 계속 수정·개선해가는 방식인 린스타트업 방식처럼 현장에 빠르게 적용하고 지속적으로 수정·개선하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피지컬AI의 개념 정의도 함께 제시됐다. 장 교수는 피지컬AI를 "물리적인 시공간을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해 인간의 시공간 지능을 모사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OpenAI의 ChatGPT가 언어모델 기반으로 인간의 언어 사고 체계를 학습했다면, 피지컬AI는 인간의 움직임과 공간 판단 능력을 학습하는 기술"이라며 "단순 정보처리를 넘어 '움직이는 지능'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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