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18일 총파업 예고...노조, 영업이익 15% 성과급·임금 7% 인상 요구
AI 투자 급증에 HBM·첨단 파운드리 공급 부족 심화...빅테크 물량 확보 경쟁 격화
업계 "생산 차질보다 공급망 신뢰 흔들림이 더 치명적"...고객사 이탈 가능성 우려
SK하이닉스·TSMC 대체 공급망 검토 확대 가능성...국내 반도체 생태계 충격 우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반도체 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성과급과 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고객사 신뢰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AI(인공지능) 인프라 경쟁으로 메모리와 첨단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동시에 심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편집=윤남웅 기자, 그래픽=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생성 이미지]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삼성전자 최대 노조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반도체 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성과급과 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자칫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고객사 신뢰를 동시에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인공지능) 인프라 경쟁으로 메모리와 첨단 파운드리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전반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임금 인상률 7% 등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DS(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5%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3.1%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시장에서는 노조 요구안이 현실화할 경우 수십조원대 추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노조 측 역시 총파업 장기화 땐 생산 차질 규모가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현재 반도체 시장 상황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HBM과 서버용 D램, 첨단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AI 인프라 확대를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잇따라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들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7000억달러(약 1020조원)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서버 확산으로 글로벌 고객사들의 장기공급계약(LTA) 논의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장이 사실상 “가격보다 물량 확보가 우선인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첨단 파운드리 경쟁도 치열하다. CPU와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3나노 이하 첨단 공정 확보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최근 외신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인텔 등과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협력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약 70%를 차지하는 TSMC 생산능력이 한계 수준에 근접하면서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에 대한 글로벌 고객사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HBM4. [사진=삼성전자]
공급망 흔들리면 되돌리기 어려워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단순 생산 손실보다 고객사들의 공급망 재검토 가능성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서버 출시 일정과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반도체 공급 일정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납기 지연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공급망 안정성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한번 공급망 검증 구조가 바뀌면 원상 복귀가 쉽지 않다. 설계 검증과 수율 안정성, 서버 호환성 등을 다시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고객사들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TSMC 등 대체 공급망 검토를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구조가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시대 반도체 시장에서는 가격보다 공급 안정성이 훨씬 중요해졌다"며 "실제 생산 차질 여부보다 반복적인 노사 리스크 가능성 자체를 고객사들이 민감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노조 내부 균열 조짐도 감지된다. 이번 파업이 사실상 DS 부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DX(가전ㆍ모바일) 부문에서는 반발 기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삼성전자 내 동행노조는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재계에서는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면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연결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는 1700여개에 달하고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 경제 역시 생산라인 가동률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며 "공급망 신뢰가 흔들릴 경우 후폭풍은 단순 노사 문제를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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