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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동락의 금리산책]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여덟 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금통위는 앞으로 기준금리 결정이 인상 쪽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에 돌입한 것이다.

[공동락의 금리산책]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

지난 1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 BOK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여덟 차례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금통위는 앞으로 기준금리 결정이 인상 쪽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에 돌입한 것이다. 특히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2명이나 나오면서 추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금통위는 신현송 한은 총재의 첫 통화 정책 회의라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단순히 처음으로 이뤄지는 대면이라는 측면보다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밑그림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이미 한은 부총재가 지난달에는 인상 시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점쳤고, 시장 역시 어떤 식으로든 금리가 인상될 확률이 높아진 것을 전제로 다양한 가격 프라이싱에 돌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유례가 없을 정도로 명확한 인상 가능성을 앞서서 충분히 시사했기 때문에 실제 인상이 이뤄지면 인상의 횟수나 시기를 어떻게 구성할지 여부가 더 주목을 받았다.

이에 통화당국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수단들을 거의 총동원해 인상에 대한 입장을 매우 뚜렷하게 전했다. 소수 의견 개진이 이례적으로 2명이나 있었고, 6개월 이후 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에서도 전망되는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대규모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또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된 직접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실제 금리 결정과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했다. 한발 더 나아가 내년 전망치까지도 현재 추정되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인 2.1%로 제시함으로써 금리 인상의 당위성을 간접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이나 전망을 내놓으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금통위가 일종의 인상을 위한 사전적인 예비 단계의 성격이 매우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신 총재의 취임 첫 금통위만 아니었다면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이 실제 이뤄졌더라도 큰 논란의 여지가 없었던 회의였다.

다양한 포워드 가이던스와 시그널링을 통해 인상을 시사한 것과 별도로 신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나 향후 전개될 인상이 단발성이 아닌 상당한 사이클을 형성하는 일정일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미 인상을 기정사실로 인식하고 있었던 입장에서는 해당 이슈가 더 중요하게 인식됐다.

실제 신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성장은 견조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 총재는 “통화 정책을 할 때 가장 힘든 것은 여러 목적이 상충되는 경우 어디로 갈지 모르는 딜레마가 있을 때인데, 이번에는 예외적”이라면서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은 명확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결정에는 서로 상충되는 문제들이 다양하게 즐비한데, 신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점검해야 할 여건들이 모두 인상에 맞춰져 있다는 의미로 풀이 가능하다.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환경이 명확해진 만큼 추후 인상을 꾸준히 진행하겠다는 매우 매파적 의미로 해석된다.

해당 발언 이후 시장 역시 발 빠르게 인상 횟수와 강도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 과정에 돌입했다. 이에 지난달 금통위가 인상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이 농후하며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다음달에 기준금리가 2.75%로 25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올 4분기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더해 내년까지도 총 3~4회 가량 인상 사이클을 형성하는 기준금리 인상 일정에 대한 기대가 구체화되는 형국이다.

단기적으로 시중금리는 이처럼 매파적인 금통위 충격에 상승 변동성 분출 국면을 추가로 이어갈 것이다. 특히나 기준금리 인상에 상충되는 여건들이 없다는 신임 총재의 발언은 추후 전개될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폭이나 강도를 당장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어 변동성의 폭을 더 키울 수도 있어 보인다.

한국의 인플레이션을 강조하는 통화 정책 기조로의 선회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일제히 나타나고 있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물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중앙은행들의 대응이 기준금리 인상을 비롯해 종전보다 매파적인 정책 기조로의 선회 방침이 분명해진 것이다.

지난 4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은 기준금리 수준을 종전대로 유지하는 동결을 선언했다. 하지만 4표에 달하는 대규모 반대 의견들이 쏟아지면서 향후 정책 행보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대 4표는 1992년 그린스펀 의장 재임 당시 이후 가장 많은 반대였다.

대규모 반대표 중에서도 시장에서는 특히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모두 3인의 지역 연준 총재들에 주목했다. 이들의 경우 성명서에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가 포함되는 것에 반대하겠다는 것으로 향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FOMC의 후폭풍은 꾸준히 미국 시장금리 동향과 다른 국가들의 채권 시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본격적으로 통화 정책 일정이나 이벤트에 데뷔도 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일련의 움직임들은 일제히 금리의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리가 상승한 배경으로 물가 부담, 통화당국의 긴축 대응 시사 등에 더해 주요국들의 적극적인 재정 지출 확대·국채 발행 물량에 따른 부담도 매우 큰 금리 상승 요인에 포함되고 있다. 흔히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으로 불리는 금리 상승에 배팅하는 세력이 적극적으로 위력을 드러내는 시기는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과 국채 발행 물량 급증 등이 있을 때다.

하지만 최근 주요국 정부는 재정 지출을 늘리거나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크게 피하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매우 높은 국가 부채 수준에도 감세 정책을 내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국이나 유로존 국가들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재정 지출 확대 등에 대한 부담으로 국채 발행 물량에 대한 우려가 수시로 작동 중이다. 일본 역시 추경 편성 등을 통해 재정 여건이 악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처럼 최근 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정책 부담, 그리고 수급이라는 주요 이슈들이 일제히 반영된 추세적인 움직임일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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