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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기업레이더] "가스공사 징계, 산업부 산하기관의 53.9%…직원들, 공기업 비품 중고 판매"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산업통상부 산하 공공기관 전체 징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허위로 처리하고 회사 비품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등 직원 비위가 잇따라 확인됐다.

[공기업레이더] "가스공사 징계, 산업부 산하기관의 53.9%…직원들, 공기업 비품 중고 판매"

“법인카드 허위 사용·야식비 유용 등”

[편집자주] <주간한국> 공기업·금융 담당 강민혜 기자가 ‘공기업 레이더’를 통해 주요 공기업·공공기관 변화와 전략을 진단합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업권 특수성을 결합한 각 기관 및 기업별 생존 전략도 알아봅니다.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공기업 경영 전반에 제기된 현안과 책임 경영 과제도 짚어봅니다.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연단)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오후 재개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부 및 소관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주간한국 강민혜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산업통상부 산하 공공기관 전체 징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허위로 처리하고 회사 비품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등 직원 비위가 잇따라 확인됐다. 과거 유사한 비위로 지적받은 직원들이 다시 징계 대상에 포함되면서 내부통제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홍의락 가스공사 사장은 관련 직원들을 엄중하게 징계했다고 설명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개별 비위에 다수 직원이 연루됐다는 설명만으로는 전체 징계 규모를 해명하기 어렵다며 조직 차원의 개선을 요구했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중위)의 산업통상부 및 소관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의락 사장을 상대로 직원 비위와 징계 현황, 내부통제 개선 방안을 확인했다.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오후 재개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부 및 소관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 “징계 48건…산업부 산하기관 전체의 53.9%”

이날 권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전체 징계 처분은 89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공사의 징계 처분은 48건으로 전체의 53.9%를 차지했다. 산업부 산하 기관에서 발생한 징계의 절반 이상이 가스공사 한 곳에 집중된 것이다. 주요 징계 사유는 법인카드 허위 사용, 회사 물품 외부 판매, 야식비 부적정 집행 등이다.

이 가운데 법인카드 허위 사용 관련 징계 대상은 9명, 회사 물품 외부 판매는 4명, 야식비 부적정 집행은 30명이었다. 세 가지 유형의 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만 43명에 달했다. 권 의원은 비위 행위에 여러 직원이 함께 연루된 사례가 반복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회사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관련 증빙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행위가 적발됐는데도 유사 사례가 되풀이된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구매하거나 지급한 물품을 직원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한 사례도 있었다. 이날 권 의원실에 따르면 공사 직원들은 공사 예산 27만 9000원으로 구매한 제빙기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3만원에 판매했다. 이후 판매대금은 직원 4명의 회식비로 사용됐다. 한 직원은 공사가 구매하거나 지급한 침대 매트리스와 프레임, 안전화, 키보드 등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해당 직원이 이 같은 방식으로 취득한 금액은 총 19만 5000원이다. 중고거래 게시글에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는 안내까지 남겼다. 권 의원은 “공공기관이 회사 업무를 위해 구매한 물품을 직원들이 임의로 처분하고 판매 대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행위는 용납하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오후 재개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부 및 소관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에게 질의하며 제시한 자료다. 사진=강민혜 기자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허위로 처리한 사례도 드러났다. 공사 일부 직원들은 외부 관계자와 회의를 진행한다는 명목으로 법인카드 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출장 직원들끼리 식사한 것이다. 이후 회의록에는 외부 관계자의 서명을 사용해 관련 증빙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 관련 부서는 2019년에도 회의비 예산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지적받은 이력이 이미 있었다. 이번 징계 대상 직원 6명 가운데 5명은 당시에도 처분을 받았다. 권 의원은 “과거 징계가 유사한 행위의 재발을 막지 못했다”며 “해당 부서의 관리체계와 내부통제 시스템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야식비 예산을 부적절하게 집행한 사례도 여럿이다. 이날 권 의원실에 따르면 공사 직원들은 특정 마트에 야식비를 미리 결제한 뒤 다과 등을 구매한 것처럼 영수증을 처리했다. 이후 직원별로 배정된 금액에 맞춰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실제 구매한 물품에는 야식비 집행 목적에 맞지 않는 생활용품 등도 있었다. 관련 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은 30명에 달했다. 공사는 해당 비위에 연루된 직원들에게 해임과 정직, 감봉 등의 징계를 내렸다.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오후 재개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부 및 소관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다. 사진=강민혜 기자

◇ 홍의락 “이미 일벌백계로 징계”…권향엽 “국민 신뢰 어려워”

홍 사장은 “이미 일벌백계로 다 징계를 하고 처분했다”며 “한 건의 비위에 여러 명이 관련된 경우가 있어 징계 인원이 많아졌다”고 했다. 또 “앞으로 주의하고 내부적으로 잘 처리해 가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재무 부담이 큰 공기업에서 직원들의 예산 유용과 회사 물품 사적 판매가 발생한 것은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높은 부채비율 등 공사의 어려운 재무 상황에 직원들의 예산 집행과 물품 관리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중위원장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도 홍 사장에게 “직원 비위와 징계 현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한 건당 여러 명이 관련된 경우도 있지만 건수 자체가 산업부 산하의 54%를 차지하는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일침했다.

홍 사장은 “내부적으로 강력한 징계를 진행하면서 징계 인원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해명했다.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오후 재개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부 및 소관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다. 사진=강민혜 기자

강민혜 기자 min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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